[인천/경기]여론광장/iTV 재기위해 모두 백의종군해야

  • 입력 2005년 1월 7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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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방송(iTV)의 미래는?

그 답은 결자해지(結者解之·자신이 관여했거나 저지른 일에 대해 자신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찾아야 한다.

7년간 공들여 키운 iTV가 이 지경에 이른 사태를 지켜보면서 인천 경기지역 시청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책임을 져야 할 첫 번째 당사자는 방송위원회다.

방송위는 내부적으로 △iTV 청산 절차 이후 인천지역민방 불허 △제3의 방송사업자 공모 △외주지상파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 민방을 불허하면 인천 경기지역 주민들의 거센 비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방송위는 iTV 방송중단 후 정책적 대안 마련에 주저하고 있다. 하루속히 이번 사태를 치유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안은 반드시 시청자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

가장 큰 책임은 대주주인 동양제철화학에 있다.

언론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성을 외면한 채 제조업의 시각으로 iTV를 대해왔던 대주주는 방송위원회의 허가추천 거부 움직임에 노조가 동조하자 직장폐쇄로 응수했다.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던가 하는 점은 논외로 하자.

중요한 것은 iTV를 후원했고, 지지했던 수많은 시청자들은 안중에 없었다는 점이다.

언론의 자유가 지닌 헌법적 가치나 민주주의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기업의 이해관계로 바꿔치기 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은 매각절차 등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일이다.

iTV가 방송을 계속해야 하는 것과 대주주가 방송에서 손을 떼는 일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당사자는 노동조합으로 대표되는 iTV 임직원들이다. 지난 7년간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한꺼번에 실업자가 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시민들이 세워준 방송을 멈추게 했다는 비판과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남을 비난하거나 그 책임 소재를 찾기에 앞서 시청자와 주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동시에 내부적 갈등과 파업의 대응과정 등에 대한 시시비비를 넘어, iTV의 재기를 위해 모두가 백의종군해야 한다.

만약 이번 사태를 통해서도 대주주나 노조의 이해보다 시청자와 방송이 우선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면 iTV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김민배 인하대 법대학장 mbkim@in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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