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무선 인터넷 ‘주머니 속의 개인비서’

  • 입력 2004년 12월 8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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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의 ‘뱅크온’ 서비스는 금융칩을 내장한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통장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은행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다. -사진제공 LG텔레콤
LG텔레콤의 ‘뱅크온’ 서비스는 금융칩을 내장한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통장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은행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다. -사진제공 LG텔레콤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연결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무선인터넷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되던 시기에 유선 인터넷 콘텐츠가 급증한 현상과 비슷하다고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4년 9월 현재 무선인터넷 사용 비율은 40.2%에 이른다. 국민 5명 중 2명은 무선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의 보급으로, PC로 e메일을 주고받는 서비스가 시작된 뒤 점차 영화표 예매, 쇼핑, 은행업무 등 생활 전반의 일을 PC로 처리하게 된 게 불과 4, 5년 전의 일. 하지만 휴대전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무선 인터넷이 정보 통신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최근 무선인터넷 콘텐츠는 게임과 음악 등의 오락 기능뿐 아니라 영화표 예매, 인터넷 정보검색, 은행 업무 등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방의 목소리를 분석해 상대방의 감정을 알려주거나 위치정보를 이용해 길안내를 하는 서비스 등 휴대전화의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유선 인터넷이 무선 서비스로 변화=회사원 김진희 씨(27·여)는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로 퇴근하는 길에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한 뒤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김 씨는 이 외에도 급한 업무로 배달된 e메일을 휴대전화로 읽는다거나 시끄러운 곳에서 말로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 은행 계좌번호 등을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직장 동료에게 전송한다. 유선 인터넷을 통해 해왔던 업무가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 등 유선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e메일 서비스와 검색서비스를 휴대전화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SK커뮤니케이션즈도 PC와 휴대전화 사용자가 동시에 문자를 통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휴대전화용 ‘메신저’ 서비스를 내놓았다.

대학생 윤지상 씨(25)는 지금까지 PC를 통해 영화표를 예매하고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즐겨 왔다. 그는 최근 LG텔레콤의 ‘뱅크온’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구입해 예매 및 인터넷 뱅킹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 금융칩을 내장한 휴대전화 하나로 은행에서 줄 서지 않고도 버튼 몇 개를 눌러 공과금 납부와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기 때문.

윤 씨는 “PC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어디서든 할 수는 없다”며 “지하철에서 애인과 휴대전화로 통화하던 중 바로 영화표를 예매한다거나 강의실에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납부하다 보면 PC와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의 특징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무선 인터넷은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무선의 특성을 갖춘 독특한 서비스도 계속 나오고 있다.

국내 휴대전화 서비스에서는 ‘목소리’라는 아날로그 신호가 이동 통신망을 타고 디지털 신호로 바뀐다. KTF는 이 목소리를 18가지 형태로 분석해 ‘기쁨’ ‘슬픔’ ‘짜증’ ‘분노’ 등을 감지하는 ‘감정분석기’라는 콘텐츠를 최근 선보였다.

감정분석기는 아날로그 목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켜 각각의 신호를 분석해 대화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분석하는 프로그램. KTF는 “감정분석기로 대화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내는 확률이 평균 71.7%”라고 전했다.

휴대전화로는 자신의 위치정보도 알 수 있다. SK텔레콤은 송년회 시즌을 맞아 이런 위치 정보를 이용한 ‘택시콜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였다.

휴대전화가 기지국과 통신을 주고받을 때 사용자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택시콜 대리운전’ 서비스는 이렇게 파악된 위치정보를 이용해 단말기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지역의 콜택시 또는 대리운전을 연결시켜 준다.

고객이 자신의 위치를 길게 설명해야 하는 불편을 덜 뿐 아니라 콜택시 또는 대리운전 회사의 전화번호를 찾는 번거로움도 줄여준다.

가볍다는 것도 휴대전화의 특징이다.

벤처기업 모모웹은 최근 ‘중력감지장치’를 이용한 게임을 선보였다. 휴대전화로 골프게임을 즐기며 골프채 휘두르듯 손에 든 휴대전화를 휘두르면 중력감지 센서가 스윙의 각도와 힘을 계산해 골프공을 날려 보내는 첨단 게임이다. 작고 움직이기 편한 휴대전화의 특징이 게임과 결합된 서비스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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