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연말까지 1조2000억 추가지원…내주 ‘협상 3라운드’

  • 입력 2004년 11월 17일 18시 16분


코멘트
LG카드에 자본금 1조2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채권단과 LG그룹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양측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LG카드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로 벼랑 끝 협상을 벌인 바 있다. 이번 협상은 ‘3라운드’인 셈이다.

LG카드를 위탁 경영하고 있는 산업은행 나종규(羅鍾珪) 이사는 17일 “딜로이트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LG카드의 증권거래소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1조2000억원을 추가로 증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증자 뒤 바로 5.7 대 1의 비율로 감자(減資)를 해야 한다는 것. 감자를 하면 주식 수와 자본금 규모가 줄고 동시에 자본잠식 비율이 떨어진다.

나 이사는 “LG카드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며 연말까지 증자 및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 비율을 50% 이하로 낮춰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다음주부터 다른 14개 채권 금융회사 및 LG그룹과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증자대금 1조2000억원 가운데 5000억원은 LG그룹이 갖고 있는 기업어음을 후순위 전환사채(CB)로 전환한 뒤 출자하는 형식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나 이사는 “LG그룹이 가진 나머지 채권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며 “채권단과 LG그룹이 상장을 유지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협상이 잘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5000억원 CB 전환 이외의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LG그룹은 올해 1∼3월 회사채 3000억원과 기업어음(CP) 8750억원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LG카드에 모두 1조175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 1월 채권단에 약속한 대로 5000억원을 CB로 전환해 자본금을 확충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한편 LG투자증권을 팔아 마련하려 했던 3500억원과 실제 매각대금과의 차액인 2717억원은 15개 채권 금융회사가 나눠 분담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해 1월 자금을 지원할 때 추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 무작정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증권 유승창 애널리스트는 “협상 과정에 갈등은 있겠으나 증자 규모가 작은 만큼 최종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