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강남에 대형건물 속속 건립

  • 입력 2004년 11월 7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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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체주의 작가가 설계다음달 입주 예정인 현대산업개발의 신사옥 ‘아이파크타워’. 다양한 기하학 문양의 디자인이 담긴 ‘해체주의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조인직기자
美 해체주의 작가가 설계
다음달 입주 예정인 현대산업개발의 신사옥 ‘아이파크타워’. 다양한 기하학 문양의 디자인이 담긴 ‘해체주의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조인직기자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신(新)사옥과 6성(六星)급 호텔을 앞세운 ‘노블 밸리(noble valley)’를 조성한다. 경기고교 맞은편 영동대로변의 국내 최고가 아파트 ‘삼성동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신사옥, 호텔, 주택문화전시관이 800m 직선상에 나란히 자리하게 되는 것.》

아파트 단지의 시가총액만 8000억원(평당 3500만원)을 넘어 각 1500억원대로 추산되는 새 빌딩을 합치면 ‘아이파크’ 브랜드를 단 4개 건물의 시가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산타운’ 조성되나=현대산업개발의 새 사옥이 될 ‘아이파크타워’는 12월 1일 문을 연다. 지하 4층 지상 15층, 연면적 8000여평 규모이며 절반 정도는 외제차 전시장, 외국계 기업, 고급 푸드코트, 근린시설 등으로 임대될 예정이다.

이 건물은 9·11테러로 인해 무너진 미국 뉴욕의 쌍둥이빌딩 자리에 서게 될 ‘프리덤 타워’를 설계한 해체주의 작가 대니얼 리베스킨드가 설계했다. 세계 건축계에서 ‘7인의 해체주의자’ 중 한명으로 불리는 리베스킨드씨는 네모반듯한 빌딩의 정형을 뛰어넘어 건축물에 철학적 메시지를 담는 시도를 많이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파크타워는 겉보기에 낙서 같은 기하학 문양들이 빌딩 전면에 노출돼 있으며 긴 막대기가 건물 내부를 사선으로 통과하는 디자인을 썼다. 현산측은 “해체주의 작품으로는 국내 대형빌딩 사상 처음”이라며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하얏트인터내셔널이 위탁경영을 할 ‘파크하얏트호텔’은 삼성역을 끼고 코엑스와 대각선상에 놓여 있으며 내년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세계 최고급으로 꼽히는 도쿄 파크하얏트호텔과 두바이의 ‘알 아랍 버즈’호텔 등을 벤치마킹해 158실 전실이 1박에 객실료 500달러(약 55만원) 이상인 스위트룸과 로열스위트룸으로 꾸며질 계획. 숙박객 전용 엘리베이터와 주차장 시설을 갖춰 보안이 필요한 국빈과 유명인사들을 주고객으로 할 예정이다.

▽되찾은 ‘현대의 꿈’?=현산은 강남구 역삼동에 현대그룹 전체의 강남 사옥 역할을 할 ‘아이타워(현 스타타워)’를 건립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로 인해 준공 직전인 2001년 6월 론스타에 7000억원에 매각했다.

현산 관계자는 “아이타워 매각 이후 정몽규(鄭夢奎) 회장의 지시로 줄곧 ‘현대산업’ 이미지를 살릴 대체지를 물색해 왔다”며 “앞으로 본사와 계열사는 물론 강남에 진출한 옛 현대그룹 계열사들간의 시너지 효과, 호텔 운영을 통한 향후 ‘서비스드 레지던스’ 사업 진출 타진, 고급 수요자 마케팅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강남 신사옥’ 용도로 쓰기 위해 서초구 양재동 사옥의 3층짜리 별관을 21층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도시계획시설변경 결정’을 서초구청에 제출했다.

한편 삼성그룹도 2008년까지 강남역 인근에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할 연면적 10만여평 규모의 ‘삼성타운’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현대’와 ‘삼성’ 브랜드를 앞세운 ‘강남 대전(大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체주의:

1980년대 후반부터 서구에 도입된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사조의 일종. 기존 건축물이 완벽성, 일관성 등을 지향하는 반면 파괴, 미완성, 비대칭, 불확실성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외관을 갖춰 긴장감을 주는 형태로 디자인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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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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