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비상’… 외국인지분 18%→44% 급증

  • 입력 2004년 10월 10일 17시 44분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 지분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대한해운처럼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외국인 지분은 작년 말 18.1%에서 이달 8일 현재 44%로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또 최근 10일 동안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여 지분이 5%포인트나 높아졌다.

현대그룹은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가 단순 투자 목적인지, 아니면 경영권을 염두에 둔 세력에 의한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대한해운 주식을 집중 매집했던 노르웨이의 골라LNG가 현대상선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않다.

한편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우호지분은 현대엘리베이터 15.2%, 현정은 회장 및 특수관계인 3.4%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그룹은 작년 말과 올해 초 금강고려화학(KCC)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적이 있어 또 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등이 현대상선 주식을 사야 하는데 아직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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