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강세’ 아파트 어딘가]이 불황에 30%나 뛰었다고?

《‘불황에도 고(Go).’ 집 값 하락 대세 속에서도 웃는 사람들이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서울의 평균 아파트 시세 상승률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소리 없이 20∼30% 이상씩 상승하거나, 매물이 나오자마자 소화되는 단지들도 드물지만 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거나, 근처에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는 곳, 세금 규제가 덜한 비(非)강남권 우량지역, 앞으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권 대형 평형 등이 대표적인 강세 단지로 분류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1가구 다주택자들에 대한 중과세 방침으로 인해 ‘어설픈 다주택’보다는 ‘제대로 된 아파트 한 채’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홀로 강세’=재건축과 달리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정중동(靜中動)’이 한창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는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사로 LG건설을 선정한 이래 58평형은 최대 14억원선으로 3억원 가까이 올랐다. 5월에 사업설명회를 가진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 28평형은 올해 초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5억8000만원선.

여의도동 수정부동산 나연호 대표는 “6월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조금씩 높게 나오고 있다”며 “최근 들어 매물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호재가 있는 강북의 신흥 주거단지들 역시 상승세가 지속되는 분위기. 국제비즈니스센터,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조성, 월드컵공원 건립 계획 등이 알려지며 마포구 상암지구 월드컵3단지는 올해 초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 33평형이 5억원선. 12일부터 5, 6단지 분양이 시작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해 기존 단지들의 가격은 평형에 따라 오히려 500만∼1000만원이 오르고 있다. 배후지역인 은평구 수색동 아파트들도 ‘상암지구 후광효과’ 덕분에 올해 초보다 1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용산구는 강남 송파구와 달리 미군기지 이전, 보광·한남뉴타운 개발 등 굵직굵직한 호재가 많아 ‘주택거래신고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대형 평형과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시세 상승폭은 더 크다. 이촌동 미투리공인 권태순 대표는 “LG한강자이 65평형은 연초보다 3억5000만원 오른 17억원선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뚝섬지구 개발, 지하철 분당선 연장과 성수역세권개발이 추진 중인 성동구 성수동 마장동 답십리동 인근과 청계천 복원을 1년여 앞둔 종로구 창신동 일대도 거래는 뜸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높다. 대규모 녹지공간인 ‘뚝섬 숲’이 근처에 조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성수동 성수현대 28평형은 상한가 기준으로 올해 초보다 25%가량 오른 2억8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전망=세금을 의식한 다주택자들이 소형 평형,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매에 나서는 반면 투자가치도 있으면서 주거용으로도 좋은 아파트들은 오랫동안 보유하게 돼 시세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인즈 조인숙 리서치 팀장은 “심리적인 요인까지 겹쳐 전반적으로는 돈을 안 쓰지만, ‘확실한 물건’에는 더 많은 돈을 써서라도 잡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파트별 시세 차별화를 더 부추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단지들은 재건축과 달리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쉽사리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세가 꾸준한 강세를 보이는 서울의 아파트단지(단위:만원)
구	동	아파트	평형	올해 초시세	현 시세	상승률(%)	변동액	비고
강남구	대치동	삼성2차	77	104,750	135000	28.88	30,250	대형평형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81	177,750	235000	32.21	57,250
			73	164,250	214500	30.59	50,250
	압구정동	미성1차	50	95,000	112500	18.42	17,500	리모델링
			58	114,750	140000	22.00	25,250
강서구	등촌동	현대아이파크	51	58,500	67000	14.53	8,500	대형평형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67	110,000	140000	27.20	30,000	리모델링
			77	115,000	142500	23.91	27,500
동대문구	답십리동	대우	42	31,750	36000	13.39	4,250	청계천
		신답경남	29	17,500	20500	17.14	3,000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3단지	33	39,500	50500	27.58	11,000	우량단지
서초구	방배동	대우유로카운티	69	90,000	122500	36.11	32,500	대형평형
	서초동	삼성가든스위트	83	140,250	160000	14.08	19,750
성동구	마장동	금호베스트빌	29	27,000	33000	22.22	6,000	청계천
		신성미소지움	32B	29,000	33250	14.66	4,250
	성수동	강변건영	28	34,000	38500	13.24	4,500	뚝섬숲
		성수현대	25	18,500	23000	24.32	4,500
송파구	신천동	잠실시그마타워	89	119,750	130000	8.56	10,250	대형평형
양천구	신정동	삼성쉐르빌	61	65,750	83900	27.60	18,150	대형평형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	50	72,250	79000	10.73	7,750	리모델링
용산구
	서빙고동	금호베스트빌	34	41,500	50250	21.08	8,750	용산개발
		신동아	55	86,250	100000	15.94	13,750
	이촌동	현대	31	37,750	47500	25.83	9,750	용산개발,리모델링
		LG 한강자이	65	129,000	164500	27.52	35,500	용산개발
		동부센트레빌	40	60,000	75000	25.00	15,000
은평구	수색동	진흥엣세벨	40	34,750	38500	10.79	3,750	상암단지 인근
종로구	창신동	이수	32	30,000	32875	9.85	2,875	청계천
올해초 시세는 1월1일, 현 시세는 8월 12일 기준이며 하한가와 상한가의 평균값을 낸 것. 비고란에서 '청계천'은 청계천개발, '뚝섬 숲'은 뚝섬 숲 개발계획이 단지 인근에서 진행중임을 뜻함. 자료:네인즈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