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푼돈 모아 대박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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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씨(27·여)는 최근 인터넷 사이트인 싸이월드(www.cyworld.com)에서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만들고 미니 룸을 꾸몄다.

그는 한적한 섬에 푸른 하늘에는 구름이 떠다니고 길거리에는 야자수가 있는 화면(1400원)을 바탕에 깔았다. 애완견을 좋아해서 강아지를 한 마리(600원) 사고 배경음악으로 잔잔한 분위기의 팝송(500원)을 한 곡 깔았다. 또 ‘1촌’으로 지정한 친구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이 되면 축하음악을 선물한다(500원).

이씨가 미니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 달에 4000원 정도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의 매출은 얼마일까. 회사측은 “회원 수가 900만명인데 이 가운데 유료회원은 50%에 가깝다”며 “하루 평균 매출액은 1억3000만원”이라고 밝혔다.

450만명의 유료회원이 조금씩 물건을 산다면 한 달 매출액 40억원, 연간으로는 48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 말 그대로 ‘푼돈 모아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오리온이 작년에 개당 200원짜리 초코파이 3억3500만개를 팔아 670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차이는 있다. 제조업체는 눈에 보이는 물건을 팔며 재료비와 인건비 등 생산원가 비율이 높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은 무형의 제품을 팔아 제조원가가 거의 없어 이익률이 35%가 넘는다.

▽시작은 네오위즈의 아바타=인터넷 기업 네오위즈는 2000년 11월 온라인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www.sayclub.com)에서 아바타(온라인 캐릭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 회원으로 가입하면 러닝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는 온라인 캐릭터가 나온다.

이런 초라한 모습으로 계속 있으면 다른 회원들이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채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상점에서 옷, 신발, 헤어스타일 등 각종 아이템을 사서 자신의 캐릭터를 꾸며줘야 한다.

네오위즈 허은경 팀장은 “월드컵이 한창일 때는 ‘붉은 악마’ 티셔츠와 두건, 축구화가 유행이었고 TV 드라마가 인기를 얻을 때는 주연 배우의 옷과 신발, 헤어스타일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이러한 개별 아이템의 가격은 2000∼5000원 수준이며 유료회원의 한 달 평균 아이템 구입액은 약 6000∼7000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얻은 세이클럽의 지난해 수익은 328억원.

▽온라인 게임의 돌풍=NHN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인 한게임(www.hangame.com)에서는 고스톱 윷놀이 테트리스 등 쉽고 기본적인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처음에는 사이버머니를 공짜로 받는데 다 잃으면 돈을 주고 사야 한다. 이 비용은 한 달에 4400원.

한게임은 또 싸이월드나 네오위즈처럼 회원들의 캐릭터를 꾸미기 위한 개별 아이템을 팔고 있다. 작년에 NHN이 게임과 아이템 판매로 얻은 수익은 무려 767억원으로 웬만한 중견기업 수준이다. 이러한 수익은 1700만명에 달하는 실명(實名)회원에게서 나온다.

▽휴대전화 통화연결음 서비스도 대박=코스닥 등록기업인 다날은 음악과 멘트(개그맨과 탤런트의 음성)의 저작권을 사서 약간의 가공을 거친 뒤 이동통신회사에 공급한다.

음악 한 곡을 내려받는 데 유선전화는 1200원, 무선전화는 700원, 자동응답전화(ARS)는 30초당 100원이다. 2002년부터 시작해 첫 해 3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 매출액은 467억원으로 늘었다. 이동통신사와 저작권자에게 주는 수수료를 제외하면 이익률은 25% 수준으로 상당히 짭짤하게 영업했음을 알 수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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