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도주 바뀌나

  • 입력 2004년 7월 7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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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주의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주도주(主導株·종합주가지수를 좌우하는 주식)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승장의 주역이던 IT주는 미국 발(發) 실적 악화 경고에 떠밀려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했다. 당분간 IT주의 주도주 탈환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적 개선이 뚜렷한 중저가 ‘옐로 칩’에서 투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힘 잃은 IT주=IT산업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6일 마감한 미국 나스닥증시는 반도체 등 IT 관련주에 대한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오면서 2000 선이 무너졌다. 2·4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올 하반기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주들이 실적 경고를 하면서 기술주가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무려 4% 가까이 폭락했다.

이 여파가 고스란히 서울증시에 이어지면서 7일 삼성전자 삼성SDI 등 IT 대표주는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달 28일 이후 8 영업일 연속 내다 팔았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휴대전화, 플래시 메모리,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 부문에서의 영업이익률이 2·4분기(4∼6월)를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앞으로 6개월∼1년은 IT주가 시세를 이끄는 모습은 보기 힘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안은 옐로 칩=대우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뚜렷한 실적 호전 △재무적 리스크의 감소 △외국인 보유 지분 증가 등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옐로 칩 중에서 투자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승주 연구원은 “매매가 줄고 주도주가 사라진 장세에서는 매매 대상 종목 수를 축소해야 한다”며 실적 호전 등 3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옐로 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컨대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주력 제품의 시황 호조로 큰 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가 예상되는 금호석유화학, LG카드 관련 우발 채무 부담이 해소되고 실적도 좋아지는 LG산전, 그룹 내 전자계열사 가동률이 높아지고 대선자금 수사 마무리로 정치적 리스크가 줄어든 동부제강 등을 대표적인 옐로 칩으로 꼽았다. 또 동국제강 현대미포조선 ㈜한화 한화석유화학 등도 3박자가 골고루 갖춰진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옐로 칩
종목영업이익부채비율(%)외국인 지분변동 (%p)
금액(억원)증가율(%)
두산중공업1,446113.187.1―0.7
현대미포조선1,30191.9178.8―5.7
동국제강4,75684.198.9―0.3
한화석유화학2,02660.4122.70.3
한진해운6,86158.8270.8―3.3
LG산전1,54454.4210.04.3
동부제강2,05247.2153.60.2
한화81630.7235.310.0
금호석유화학1,01129.2133.15.9
대우건설3,86123.5160.60.1
풍산94621.047.810.6
한솔제지1,55511.2153.51.2
2004년 추정 실적을 토대로 작성. 지분 변동은 연초 대비 5일 종가 기준. 자료:대우증권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옐로 칩(Yellow Chip):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면서 주가는 1만∼5만원대인 중가 우량 대형주를 뜻한다. 주가가 10만원 이상인 고가 대형주를 블루칩(Blue Chip)으로 부르는 데서 착안한 증시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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