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부동산 시장 그래도 ‘양지’는 있다

  • 입력 2004년 6월 15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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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극심한 불황으로 신규 공급분 중에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부 ‘요지’는 아직 대기 수요가 더 많다. 재건축 시장에서도 개발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책들을 비켜 갈 것으로 보이는 단지들은 여전히 고공비행 중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전매가 불가능한 분양권 시장에서도 일부 강남권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 양극화=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는 주택거래신고제, 개발이익환수제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진행 단계에 따라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아파트도 있다.

가격 하락폭이 큰 곳은 재건축이 초기 단계인 단지. 아직 조합설립 인가도 받지 않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 저층 4단지 13평형은 4월 말 5억1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최근 4억2000만원대로 하락했다. 가락 시영아파트도 평형에 따라 최근 많게는 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사업승인을 받았거나 관리처분까지 진행된 곳은 가격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승인을 받은 곳은 임대아파트를 적게 지을 수 있고, 올해 중 관리처분 및 일반분양까지 마치면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잠실주공 2단지는 13평형은 5월 개발이익환수 방안이 알려지면서 6000만원 남짓 하락한 4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6월 들어 재건축 진행이 빠른 곳은 개발이익환수제의 영향이 적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다시 5억원대로 올랐다.

이 밖에 대치동 도곡주공 2차, 잠실동 잠실주공 2∼3단지, 삼성동 AID영동차관, 암사동 강동시영 2단지 등 올해 관리처분을 끝낼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는 대부분 기존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신규 분양에도 ‘양지’있다=부산의 A건설은 아파트 분양 3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약률이 15%를 간신히 넘고 있다. 지난주 마감된 인천 3차 동시분양의 경우 청약률이 평균 0.21 대 1을 나타내 동시분양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렀으며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은 단지도 발생했다.

그러나 수도권, 광역시의 일부 ‘요지’는 경기불황과 크게 상관없는 모습이다.

이달 초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분양한 ‘LG상인자이’는 1.16 대 1의 청약경쟁률로 투기과열지구 중에서는 처음으로 1순위 마감 기록을 세웠다. 달서구 일대 70만평이 신시가지로 개발되고 있어 ‘기대심리’가 큰 데다 단지 내 입주민 자녀들을 위해 ‘영어 마을’을 조성하기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

5월 말부터 경기 수원시 영통지구에서 분양한 현대아이파크도 평당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 가까이 비싼 810만원대였으나 초기 계약률이 85%를 넘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과 가까워 교통편이 좋다는 점이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비(非)투기과열지구도 강세다. 지난달 경남 김해시에서 분양된 ‘김해 푸르지오’ 아파트는 김해시 6개월 거주자로 청약자격을 제한했지만 현재 계약률이 90%를 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이 거의 없었던 강원 속초시에서 분양된 대림산업의 ‘속초 e-편한세상’도 서울과 수도권의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2.7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분양권 시장=전반적으로는 꽁꽁 얼어 붙어 있지만, 여전히 고액의 웃돈을 자랑하는 단지도 있다.

올 9월에 입주되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33평형은 2001년 2억4200만원에 분양됐으나 6월 초 현재 분양권 시세는 5억6750만원으로, 3억255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강남구 개포동 ‘LG개포자이’ 48평형도 초기 분양가 5억6080만원에 116%(6억5000만원)의 웃돈이 추가로 얹혀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이 높은 아파트는 대부분 △서울 강남권이나 한강변의 요지에 자리 잡고 △인기 브랜드의 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서울 아파트 시세가 본격 상승하기 전인 2001, 2002년 평당 분양가 1000만원 안팎에서 분양된 물량이다.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 있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
구분아파트
일반 분양이 끝난 곳서울 삼성동 해청2단지
서울 잠실동 잠실주공4단지
서울 역삼동 개나리1∼3차
서울 역삼동 영동주공3단지
서울 도곡동 도곡주공1차
올해 중 일반 분양 추진 중인 곳서울 대치동 도곡주공2차
서울 잠실동 잠실주공2, 3단지
서울 삼성동 AID영동차관
서울 암사동 강동시영2단지
서울 인천 구월동 구월주공

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주요 아파트 분양권 (단위:만원)
지역아파트평형분양가분양가 대비
프리미엄 비율
총가구수입주예정일
송파구 문정동삼성래미안3324,200134.5%16962004년9월
강남구 개포동LG개포자이4856,080115.9%2122004년6월
영등포구 영등포동당산푸르지오2412,730114.1%5382004년10월
강남구 대치동동부센트레빌4568,700111.8%8052005년1월
송파구 문정동삼성래미안4436,400111.5%16962004년9월
송파구 문정동삼성래미안48B40,60098.3%16962004년9월
강남구 대치동동부센트레빌5381,00094.4%8052005년1월
강남구 개포동LG개포자이5569,75094.1%2122004년6월
송파구 잠실동갤러리아팰리스3332,00093.8%7412005년2월
영등포구 영등포동당산푸르지오3219,89093.6%5382004년10월
자료:부동산114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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