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세제 개편안…경유 더 올리고 LPG 덜 올려

  • 입력 2004년 6월 14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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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는 울상, 액화석유가스(LPG)차는 방긋.’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경유 가격은 더 올리고 LPG 가격은 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초 산업자원부 환경부 건설교통부 등과 공동으로 한국조세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에 의뢰한 ‘에너지 세제(稅制) 개편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 결과가 대체로 이 같은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재경부는 이르면 이달 중 나올 최종 용역 결과를 토대로 당초 2006년까지 경유와 LPG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75%와 60% 수준까지 각각 인상키로 한 계획을 전면 수정키로 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 LPG의 가격 비율은 연비를 감안하지 않을 때 100 대 63 대 44 수준이다. 연비를 감안하면 100 대 51 대 58로 LPG가 경유보다 오히려 비싸다.

용역 결과대로 에너지 세제가 개편되면 경유 가격은 당초 정부가 제시한 기준보다 높아지고 LPG 가격은 더 낮아져 LPG차량 소유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인상 시기도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낙회(金樂會) 재경부 소비세제과장은 “아직까지 용역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정확한 비율이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인상 비율이나 시기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휘발유보다 현저히 낮은 경유와 LPG 가격 때문에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있다는 환경단체들의 지적에 따라 특별소비세법과 교통세법을 고쳐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이들 연료에 붙는 교통세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경유 가격을 LPG보다 상대적으로 더 올리는 방향으로 에너지 세제를 개편키로 함에 따라 정부 방침만 믿고 경유차를 산 소비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편 8개 환경 및 시민단체로 구성된 ‘블루 스카이(Blue Sky) 운동’은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조기 개편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내년에 경유승용차가 도입되기 전에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휘발유 경유 LPG 가격이 100 대 85 대 50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에너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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