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남동공단 ‘여성기업인 협동화단지’

  • 입력 2004년 5월 18일 18시 59분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입주자격이 주어진 인천 남동공단 내 ‘여성기업인 협동화단지’.

2001년 조성된 이 곳에 입주한 11개 업체는 생산품의 결함이 낮고 경영도 꼼꼼하게 하는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사장들은 가끔 3, 4명씩 모여 국수나 차를 들면서 애로사항을 토로하고 구인, 기계구입 등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충격흡수용 폴리우레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유니월드오토테크㈜는 입주 이후 매출액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생산품의 90% 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수출액을 500만달러로 잡고 있다.

이 회사 유화석 사장(56)은 “남자들이 경영하는 기업에 뒤지지 않기 위해 가격은 비싸지만 성능이 뛰어난 부품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해온 김명옥 사장(52)은 600여평 부지에 마련한 1, 2층 사옥에서 ㈜휴먼과 명가식품 등 2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협동화단지에 입주한 이후 독특한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연봉제와 함께 성과급제를 실시해 사원들에게 능력에 따른 급료를 지급하고 있다. 또 학교 급식용 김치를 납품하는 명가식품은 배추 무 고추 등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매출액을 급격히 늘리기보다 정직하게 제품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매주 기업정보를 공개하고 매달 이윤의 50%를 직원에게도 나눠주니까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협동화단지 조성 당시 회장을 맡았던 ㈜영광정밀의 지경자 사장(63)은 여사장끼리의 협력체제 구축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 사장은 “당초 공동 전시판매장과 보육시설을 만들려고 했으나 서로 바빠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여사장들이 3년 동안 자리를 잡는데 주력했고 앞으로는 친숙함을 자산으로 결속력을 탄탄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처음 조성된 여성 협동화단지는 남동공단 142블럭 5949평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입주업체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회 소속 기업체 가운데 선발됐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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