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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6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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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에 현대상선이 인터넷 역경매를 통해 선박용 연료에 대한 비용 절감에 나서 해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이 운영하는 역경매 사이트(www.hi-vms.com)는 세계에서 운항 중인 80여척의 현대상선 선박들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대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공급업체와 계약을 하는 시스템.
먼저 이 사이트에 연결된 현대상선 선박들이 필요한 연료의 양, 보급일자, 보급장소 등을 PC에 입력하면 인공위성을 통해 국내 구매담당 부서의 PC로 전송된다.
구매 담당자는 이를 인터넷 사이트에 공시하고 국제 석유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경매를 실시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낙찰된 공급업자는 보급일정 및 장소를 선박과 구매담당 부서에 통보하고, 공급자가 운영하는 유통망을 통해 해당 선박에 연료가 공급된다.
이 사이트가 도입되기 이전 현대상선 선박들은 연료를 보충하는 항구에서 이미 결정된 현지가격에 따라 연료를 구입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힘들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현대상선은 지난주 벙커C유가 1월에 비해 12%가량 올랐지만 1월부터 5월 15일까지 10만달러(약 1억19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또 종전에는 연료 보급기간이 선박이 요청하는 날부터 10일 이상 걸렸으나 3일 정도로 줄어들고 의사 결정도 빨라지는 등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는 것.
현대상선은 연간 연료의 45%인 약 110만t을 역경매를 통해 구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선주협회 양홍근(梁弘根) 홍보과장은 “세계 각국을 다니는 선박들과 석유 공급업체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연료 거래를 시작한 것은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 처음”이라며 “중소형 해운업체들도 원가 및 거래비용 절감을 위해 역경매를 조만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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