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 IT시장 러시아를 공략하라”

  • 입력 2004년 5월 12일 19시 03분


“2005년까지 러시아의 정보기술(IT)산업 시장은 2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

11일 모스크바 엑스포센터. 동유럽 최대 정보통신 종합전시회인 ‘스뱌즈엑스포콤 2004’ 개막식에서 레오니트 레이만 러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4년 동안 매년 40% 이상 성장해 온 러시아 IT 시장의 팽창은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듯 전시회에는 35개국 850여개 업체가 참여해 7200여평의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전 세계의 유수한 IT관련 기업은 빠짐없이 참여했다. 김창곤(金彰坤) 정보통신부 차관과 이성규(李成揆) 팬택 사장의 모습도 보였다.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러시아 휴대전화 시장을 겨냥한 경쟁. 삼성과 LG전자도 전시관을 휴대전화 중심으로 꾸몄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 메이저 업체부터 중국의 ZTE(중싱·中興)까지 15개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전시관을 차렸다.

중국시장이 포화상태여서 러시아 휴대전화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800만대가 팔렸으며 올해는 2000만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 현재 4000만명인 가입자도 올해 말이면 5500만명이 된다. 1억5000만명의 인구를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다.

500만대가 팔린 올해 1·4분기(1∼3월)에 삼성, 노키아, 모토로라는 피 말리는 선두 다툼을 벌였다. 매출액으로는 삼성이 1위로 올라섰으나 판매량은 모토로라가 앞섰다.

삼성은 확고한 1위로 올라서기 위해 최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굳힌다는 전략이다.이번 전시회에도 3세대(UMTS) 휴대전화와 200만 화소 카메라폰, 여성전용폰 등을 선보였다. LG는 전시회에 맞춰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와 최초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열었다. LG서비스센터는 “어떤 고장도 30분 내에 해결해준다”는 약속을 내걸었다.

뒤늦게 러시아 시장에 뛰어든 팬택은 기술력으로 승부한다는 전략. 지문인식 휴대전화와 4시간50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폰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 시장이 대기업만의 독무대는 아니다. 10개 국내 중소업체도 함께 전시관을 꾸몄다. 휴대전화 액세서리 생산업체인 뉴빛의 김혜경 팀장은 “러시아에서 해마다 300%씩 매출을 늘려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러시아에서 올리고 있다”며 “이곳은 황금시장”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한 국내 업체가 내놓은 신형 휴대전화에 대해서 설명하는 전시장 도우미.-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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