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자료만 믿고 배드뱅크 출범?

  • 입력 2004년 5월 10일 17시 43분


배드뱅크가 출범을 불과 1주일여 앞두고 지원 대상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배드뱅크 출범 시기를 늦추지 않으면 졸속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달 중순에 출범시킨다는 당초 약속대로 17일, 늦어도 20일에는 배드뱅크 출범을 강행할 방침이다. 배드뱅크는 여러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는 신용불량자의 채무를 한곳에 모아 처리하는 회사다.

10일 금융계 및 배드뱅크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배드뱅크 협약에 참여하기로 한 금융회사들의 전산자료가 연체액 규모 등 신용불량자의 현황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전산 자료는 부실 정도가 더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뱅크 관계자는 “전산 자료가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나 지원 대상자 선정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뿐더러 경우에 따라 신용불량자에게 모자라거나 넘치는 금액을 지원하게 될 수도 있다”며 “배드뱅크 운영위원회에서 지원 대상자를 빨리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배드뱅크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배드뱅크가 신용불량자를 지원하더라도 배드뱅크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회사가 이를 이용해 빚 회수에 나선다면 배드뱅크 지원책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현재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 등 서민 금융기관은 배드뱅크 협약에 대거 불참한 상태다.

한편 배드뱅크 운영위원회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 신용불량자에게 재기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원리금의 6%를 먼저 갚으면 1년 동안 거치기간을 주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상환금은 1년 거치 후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갚는 체증식으로 7년 동안 갚으면 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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