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체율 최고치

  • 입력 2004년 5월 9일 15시 18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3%대까지 상승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산업은행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금 상환 기한을 연장하는 등 10일부터 긴급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국내 19개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3.0%로 잠정 집계돼 한 달 전에 비해 0.2% 포인트가 상승했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 9월 말 2.7%에서 12월 말 2.1%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원자재난까지 겹치자 다시 증가세로 반전해 1월 말 2.8%, 2월 말 2.9%로 크게 올랐다. 분기 말인 3월 말에는 은행들이 최대한 대손상각을 실시해 2.8%로 다소 떨어졌으나 4월에 다시 높아졌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악화되자 산은은 '중소기업 경영안정 지원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시적인 유동성 위험에 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 상환을 연장하고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구조적이고 만성적인 문제가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외부전문 평가기관의 경영진단을 거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자체 워크아웃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금융계에서는 "고유가, 중국 쇼크,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어 중소기업 대출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금융 감독당국은 지나친 위기감 조성을 경계했다. 금융감독위원회 박대동(朴大東) 감독정책1국장은 "중소기업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며 "지나친 위기감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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