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산지견학 사전체험 시연 등 ‘신뢰마케팅’

주부 박현주씨(35)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 CJ연구소에서 진행된 ‘햄 만들기’ 요리교실에 참가했다. 박씨는 “아이들이 햄을 좋아하지만 몸에 좋지 않으리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직접 와서 만들어보니 좋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CJ는 지난달 시범적으로 열었던 이 행사를 자녀와 함께 하는 행사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버리고, 먹이고, 보이고, 고발하고, 만들게 하고, 쓰게 하고….’

유통업계에서 ‘믿음’을 파는 신뢰마케팅이 한창이다. 경기침체가 심해지면서 제품 광고조차 잘 먹혀들지 않자 소비자의 믿음을 얻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

해태 롯데 동양제과 등 제과업계에서는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글자 크기를 키우고 영양 성분 표기를 강화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광우병 파동이 일자 미국산 쇠고기를 원료로 쓴 종합조미료 ‘감치미’의 유통물량 전량을 수거해 올해 초 쓰레기 소각장에서 폐기하기도 했다.

농장 투어도 많다. 삼성플라자 분당점은 지난달 말 고객 30명을 전북 김제시의 ‘파프리카’ 농장으로 초대해 재배과정을 보여줬다. 이달에는 순창고추장의 원산지를 방문한다. 갤러리아와 현대백화점도 유기농 농산물, 유기농 쌀, 초당두부 등의 생산지 견학 프로그램을 연 1, 2회 개최한다.

유기농 이유식 제품을 내놓는 매일유업은 이달 중 고객 50명을 모아 충북 아산시의 유기농 농장 체험에 나선다.

식품회사들은 공장으로 소비자를 모신다. 몽고간장은 지난달 경남 마산 창원지역 초등학생과 어머니를 초대해 창원공장 견학을 실시했다. 농심은 주부, 학생 등을 뽑아 라면 스낵 햅쌀밥 공장 투어를 한다. 농심은 인터넷 동영상을 동원한 ‘인터넷 투어’도 시행하고 있다.

제품을 쓰게 하고 마음에 안 들면 되돌려 받는 행사도 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각각 16일, 8일까지 수도권 점포에서 ‘건강침대 체험단’을 모집한다. 돌 침대, 황토흙 침대, 메모리폼 침대, 라텍스 침대 등 150만∼550만원짜리 건강침대를 구입해 한 달 동안 사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이나 교환을 해 준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은 ‘홈플러스’ 브랜드로 팔리는 제품들을 시연 또는 시식해 볼 수 있는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중순부터 쑥갓 아욱 등 채소를 비닐포장을 벗기고 끈으로 묶었다. 신선도를 고객이 직접 확인하라는 것.

동양제과에서는 지난해부터 직원들이 제품의 파손, 포장불량 등을 신고하는 ‘제품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했다.

신뢰 마케팅 어떤 게 있나
종류	어디서	내용
보게 하고	삼성플라자 분당점	김제, 순창 등 원산지 농장
	갤러리아백화점 전점	연 1, 2차례 유기농 농장
	현대백화점 본점	연 2차례 우수고객 대상 유기농 농장
	매일유업	충북 아산 유기농 농장
	몽고간장	창원공장
	농심	구미공장 등, 라면 스낵 전 제품 라인
쓰게 하고	롯데 현대백화점	돌침대 황토흙침대 등 건강침대 한 달 체험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 체험관
	신세계	쑥갓 아욱 등 채소 신선도 확인
버리고	대상	미국산 쇠고기 원료 감치미 전량 폐기
고발하고	동양제과	직원간 제품 암행어사 제도 도입
만들게 하고	CJ	주부와 아이 대상 햄 만들기 요리교실 정례화
	삼성플라자	만두 만들기, 베이커리 강좌 열어
보이고	해태 롯데 동양제과	유통기한 표시 글자 키우고, 영양성분 표시 강화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