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정위용/음료수이름 ‘187168’ 무슨 뜻?

  • 입력 2004년 4월 1일 18시 08분


우리 집 아이가 ‘187168’이란 음료수를 마시고 ‘내 몸에 플러스 888’이라는 과자를 먹는다고 하면 그게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가 되시나요?

숫자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은 머리가 더욱 어지럽지요.

그런데도 어떤 기업들은 상품 이름에다 숫자를 붙여 재미를 보고 있으니 숫자의 마력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롯데칠성이 1999년에 내놓은 ‘2% 부족할 때’라는 미과즙 음료는 발매 2년 만에 10억캔이 팔렸습니다. 체내 수분이 평상시보다 2% 적을 때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이름을 붙였는데, 숫자를 상표로 써서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인 경우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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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코카콜라가 지난해 9월 내놓은 ‘187168’은 청소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원하는 키가 남자 187cm, 여자 168cm여서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해태제과의 ‘내 몸에 플러스 888’은 ‘8가지 좋은 원료’로 ‘8등신 몸매’와 ‘평균 신장 180cm’ 시대를 만들겠다는 뜻을 반영한 건강 스낵입니다.

이 같은 숫자 상표는 청소년들의 기억에 오래 남고 전파력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야쿠르트가 1988년 내놓은 떠먹는 요구르트 ‘슈퍼100’은 ‘영양도 만점 건강도 만점’이라는 의미로 100이라는 숫자를 넣었는데 지금도 연간 매출액이 700억원에 이릅니다.

홈쇼핑이나 할인점은 가격을 정할 때 숫자 9를 많이 씁니다. 5만원과 4만9900원은 100원 차이지만 앞 숫자에 따라 가격이 확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숫자 마케팅의 역효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87168’은 어른들에게는 ‘암호’로 느껴져 손이 잘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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