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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1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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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용정보업(CB)이 개인의 신용상태를 질적으로 평가하고 객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며 “신용불량자제도를 2년 후쯤에 폐지하고 선진국처럼 개인 신용정보업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 신용정보는 비밀로 보장돼야 하는데 신용불량자 정보를 아무나 보는 것은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총리는 신용불량자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지금처럼 일괄적으로 신용불량 정보를 등록하는 제도를 개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신용불량자 대책이 ‘총선용 선심성 작품’이라는 의혹에 대해 “타이밍을 놓치면 신용불량자들이 아예 기대를 잃게 되기 때문에 더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용불량자의 빚을 한곳에 모아 해결하는 배드뱅크 아이디어는 투자은행 등과의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됐다”며 “산업은행과 LG투자증권 주도의 공동 채권추심 프로그램처럼 이상하게 꼬여 있지 않은 국제기준에 맞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신용불량자 대책에 맞춰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자체 신용불량자 3만2000명 가운데 1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불량자 660명의 빚을 탕감해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빼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대환대출금리를 현행 20%대에서 1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통합신용정보시스템 구축 시급”
‘크레디트뷰로 콘퍼런스’
신용불량자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신용정보시스템(PCB·Positive Credit Bureau)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스타카드사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고문 유와 헤드릭 웡 박사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04 서울 국제 크레디트뷰로 콘퍼런스’에서 “소비자 신용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인 신용정보시스템이 경제 성장의 필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정보산업협회 스튜어트 프랫 대표는 “정확한 신용정보는 금융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아시아 지역의 몇몇 국가들이 PCB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유럽과 북미 수준의 시스템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PCB란 신용카드 사용 명세나 은행의 대출 이력 등 소비자들의 각종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개인의 신용상태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지고 고객의 신용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와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과 글렌 허버드 전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 40여개국의 소비자 신용문제 전문가 350여명 등이 참석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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