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다시 달아오르나…서울 7주연속 가격 상승

  • 입력 2004년 3월 8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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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에서 아파트 투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작년 ‘10·29대책’ 이후 잠잠했던 시장이 잇단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과 분양권 가격의 오름세를 계기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세계일보 터에 들어설 주상복합 ‘시티파크’ 청약에는 웃돈을 노린 일반인까지 가세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최근 아파트 시장이 위치와 상품에 따라 가격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묻지마 청약’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웃돈 노린 청약 열기 고조=대구에 사는 은행원 H씨는 이달 15일부터 분양될 용산 시티파크에 청약하기 위해 동료들과 펀드를 구성할 예정이다.

동료 2명과 함께 1000만원씩 투자해 3000만원의 청약금을 마련키로 한 것. 그는 당첨만 되면 분양권 전매로 수천만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평범한 봉급생활자 사이에 시티파크 청약 바람이 불면서 ‘시티파크 신드롬’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용산 시티파크는 고속철도 개통과 용산 미군기지 이전의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작년 7월 이전에 건축허가를 받았으므로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분양권 전매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평당 분양 가격이 1700만원대에 이르지만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3월 중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될 주상복합아파트 가운데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는 단지는 5곳 1837가구에 이른다.

서울에서만 시티파크를 비롯해 구로동 LG ‘신구로 자이’, 하월곡동 현대 ‘홈타운 스위티’, 역삼동 대우 ‘디오슈페리움’ 등 4곳. 나머지 한 곳은 대전 문화동 쌍용 ‘파크리젠시’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정보분석팀장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浮動)자금이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 주상복합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남권 아파트 값 상승세=1월 중순부터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청약 열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값이 강세여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닥터아파트는 8일 서울 아파트 값이 1월 19일부터 7주 연속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 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잠실 주공, 둔촌 주공, 고덕 주공, 반포 주공 등은 평형에 따라 연초 대비 최고 5000만원 상승했다.

강남권에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분양권 값도 뛰고 있다.

내달 입주 예정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103평형은 일주일 새 1억원 올라 28억∼29억원을 호가한다. 5월 입주할 서초구 잠원동 2차 롯데 ‘캐슬갤럭시’ 55평형도 같은 기간 1억2000만원 상승해 12억∼13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그나마 입주를 앞둔 중대형 평형 분양권은 매물이 부족한 상태다.

▽투자 바람 편승은 위험=올해 들어 위치, 브랜드, 아파트 건립 시기, 입주 시기 등에 따라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새 아파트, 재건축 대상 아파트, 인기지역의 중대형 평형 분양권, 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 등 일부 아파트만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 값이 상승세인 서울에서도 지난주 광진구, 구로구, 금천구 등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소폭 떨어졌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월 한 달 동안 서울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2.52% 올랐지만 금천구, 강서구에서는 하락세를 보였다. 분양권 가격 상승세도 서울 강남, 경기 용인시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5일 실시된 서울 2차 동시분양 아파트에 대한 서울 1순위 청약에서도 9개 단지 가운데 ‘역삼 아이파크’ 등 3곳을 제외한 6개 단지는 대량 미달사태를 빚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전매 차익을 기대하고 비(非)인기지역의 주상복합 등에 청약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주변 시세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아파트를 실수요 차원에서 분양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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