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융합” 구분안될 정도로 비슷…복합기로 거듭나

  • 입력 2004년 2월 3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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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플레이어와 전자사전, 어학학습기 등 소형 정보기기들이 서로 닮아가고 있다. 전자사전과 어학학습기 업체들이 기존 제품에 MP3 플레이어 기능을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고,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음악 재생이라는 본연의 기능 외에 학습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것. 특히 어학학습기는 기존에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던 백과사전만 한 크기에서 완전히 탈피해 MP3플레이어나 전자사전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예뻐졌다.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저장되고 재생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 학습기능과 오락기능을 겸한 이들 제품의 종착지는 어딜까.》

▽전자사전·어학학습기 속으로 들어간 MP3플레이어=사전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 있으면 전자사전, 어학 강의 테이프가 내장돼 있으면 어학학습기로 불린다. 그러나 그 구분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전자사전은 한때는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노트북에 밀려 사양제품이 될 것이라는 예견도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사전’이라는 강력한 콘텐츠, 저렴함, 간편한 휴대성 등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MP3플레이어 기능을 보강하며 ‘날개’를 달고 있다.

전자사전업체 에이원프로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컬러화면에 MP3플레이어 기능까지 갖춘 ‘AP-701’ 제품을 최근 내놨다. 컬러로 된 만화를 보면서 영어단어를 익히는 게 가능하다. 민중서림의 엣센스사전 시리즈를 그대로 담았다. 이 회사는 MP3플레이어 기능이 들어간 컬러 전자사전을 올해 2, 3종 더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어학학습기는 카세트테이프 방식의 크고 투박하던 제품에서 디지털 방식의 작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 분야에도 MP3 바람은 거세다. 아인텍정보의 ‘매직토커스’는 오성식 생활영어 교재 8권과 테이프 64개 분량을 내장한 것 외에 MP3플레이어와 FM라디오 기능도 갖췄다. 자기 발음 비교 기능과 전자사전 기능도 포함됐다. 한국전자북의 스마트랩 ‘CSP-2000’은 YBM시사영어의 회화 및 토익 등 테이프 74개 분량이 들어 있다. 역시 MP3플레이어 기능이 있어 전자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MP3플레이어로 공부한다=아직도 MP3플레이어로 음악만 듣는 사람이 있을까. 초기부터 녹음기와 라디오 기능이 함께 있었다. 그리고 MP3 형태로 저장된 영어회화 파일로 어학공부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런 MP3플레이어가 아예 본격적인 학습도구로 변모 중이다. 아이리버 ‘iHP-140D’는 40GB의 하드디스크를 사용, PC에서 내려받는 텍스트 파일을 액정화면에 그대로 보여주는 e북 기능도 겸한다. ‘데일리 잉글리쉬’에서 제작한 영어학습 콘텐츠도 내장했다. 아이리버(레인콤)는 아예 MP3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전자사전을 만들겠다며 최근 YBM시사닷컴과 콘텐츠 제휴도 했다.

샤프 SMP-3000(512MB)은 MP3파일로 돼 있는 어학강의를 편리하게 들을 수 있도록 재생속도를 빠르게와 느리게, 표준 등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거원시스템 아이오디오4는 앞뒤의 일정구간 자동재생과 지정구간 반복 기능을 갖추고 어학학습 기능을 찾는 젊은층을 유혹하고 있다. 어학학습 기능을 갖춘 MP3플레이어의 가격은 20만∼30만원대.

테크노마트의 소형 디지털 기기 전문점 삼신이앤비의 박성진씨는 “작고 앙증맞은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을 원하는 청소년들 때문에 소형 디지털 기기는 끊임없이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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