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수사 오래끌면 투자자 큰실망”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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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도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 LG 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그룹이 예외 없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내려지든 한국의 투자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기업들이 이번 사건을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 이번 수사를 계기로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는 정치권과 재계와의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독일계 알리안츠금융그룹의 합작회사인 하나알리안츠투자신탁운용 오이겐 뢰플러 사장은 “한국 언론을 통해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러나 정치자금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영학 박사 출신이기도 한 뢰플러 사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계는 정치권의 정치자금 제공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될 것이고 경영 투명성은 더욱 제고될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기업들에는 좋은 ‘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경기 회복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외국인의 투자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루니 마켓포스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검찰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는 현재 경제 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수사가 불필요하게 장기화된다거나 사건 전모를 정확하게 파헤치지 못하고 마무리된다면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법 정치자금은 한국 정치 경제의 암적인 존재라고 본다”며 “암을 숨기는 것보다는 당분간 고통이 따르더라도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충고했다.

루니 사장은 “8년 전 한국에 온 이후 회계가 불투명한 기업에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기업들에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자금을 주고 장부에 분명히 기입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익명을 요구한 미국계 금융기관의 임원은 “앞으로 대선자금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튈지는 알 수 없지만 외국인의 투자환경이 악화될 만큼 비상사태를 불러오기야 하겠느냐”며 “현재로서는 정치권과 재계의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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