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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7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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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반은행들은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것)으로 총 수익의 70%를 벌고 있어 수익구조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일반은행 자기자본비율 및 영업수익성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일반은행의 총자산(636조6000억원) 대비 위험가중자산 비율은 69.1%로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7년의 85.4%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위험가중자산이란 중소기업대출, 가계대출 등 대상별 대출액에 위험 가중치를 고려해 환산한 것이다. 위험가중자산이 늘면 그만큼 대출회수 가능성이 줄면서 은행부실 가능성이 커진다. 위험가중치는 중소기업대출이 가장 높고, 가계신용대출 가계담보대출 외화대출 순이다.
위험가중자산 비율은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85.4%에서 98년 68.5%, 99년 62%로 떨어진 뒤 2000년 63.7%, 2001년 66.2%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고서는 국공채 통화안정채권 등 위험이 낮은 자산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이 늘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해 말 현재 일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10.52%로 1997년 말의 7.0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미국 은행의 12.8%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영국의 11.2%, 일본의 10.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997∼2002년 중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지원된 공적자금 35조9000억원이 BIS비율 가운데 6.36%포인트나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내 은행의 총자산에서 수수료 및 신탁상품 등 예대마진을 제외한 이익의 비중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해 수익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중 일반은행의 총자산대비 비(非)이자이익 비중은 1.0%로 독일(1.1%)과 비슷했으나 미국의 2.6%, 영국의 1.4%에 비해 저조했다.
또 2002년 중 국내 일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5조4688억원으로 이자이익(12조5159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호성(丁浩聲) 한은 분석총괄팀 과장은 “이자수익 의존도가 큰 수익구조로는 수익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은행들은 업무 다각화와 수수료 현실화를 통해 수익원을 늘려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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