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원 이번엔 선대위계좌 고무줄해명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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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이 6일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대선자금 계좌가 최소 13개였으며, 이중 1개의 비공식 차명계좌로 최대 50억원의 자금을 운용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 이 의원은 “실무적 필요에 의해 차명계좌를 만들었고 대부분 후원회 계좌로 입금하기 전 단계로 사용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이 계좌가 웬만한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보다 자금 규모가 큰 것으로 드러나 노 대통령 대선자금의 진상을 놓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차명계좌의 용도는?=이 의원은 이날 오후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내 지구당(서울 중랑갑)에 근무하던 사무원 명의로 차명계좌를 하나 만들었고 이 계좌에는 총 40억∼50억원가량의 돈이 들어 있었다”며 “SK와 두산에서 받은 자금은 이 계좌로 들어갔지만 삼성에서 받은 3억원은 경기도 후원회 계좌로 입금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SK 후원금 25억원 중 일부는 민주당 제주도 후원회 계좌로 입금됐고 두산 풍산그룹 등에서 받은 돈도 민주당의 한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로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업후원금 중 일부를 차명계좌로 받은 만큼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로는 같은 액수의 미공개 기업후원금 등이 들어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그동안 이 의원이 밝힌 기업후원금 총액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면서 계좌 수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가 그가 7월 23일부터 후원금 총액을 74억5000만원→100억∼110억원→110억+40억∼50억원으로 늘리면서 계좌 수는 각각 7개→10개→13개로 늘어났다.

▽돼지저금통의 진실은?=이 의원은 특히 이날 “국민참여운동본부 계좌를 자신의 전용 계좌로 사용하며 돈을 넣었다 뺐다”고 최초로 밝혀 돼지저금통 후원금 등 50여억원에 이르는 국민성금의 실체를 놓고도 혼선이 일고 있다.

지난해 선대위 산하 국민참여운동본부는 열린우리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이 실무를 맡아 주로 10만원 이하 단위의 국민성금을 ARS 등을 통해 걷었는데, 모금 특성상 많은 금액이 대선 이후 정산되어 입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재정국의 한 관계자는 “다른 후원금 계좌의 한도가 찼을 경우 이 의원이 직할로 운영하던 이 계좌를 통해 기업후원금이 대선 막판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대선 당시 이 계좌로 모금한 금액은 순수한 국민성금과 다른 형태의 대선자금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이상수 의원의 대선자금 계좌 관련 발언
일시해명
7월 23일, 대선자금 공개시농협(2개) 국민은행(2개) 우리은행(2개) 우체국(1개) 등총 7개의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만을 사용했다.
10월 30일, 기자간담회민주당 선대위는 10개의 계좌를 갖고 있었다.
11월 6일,우리당 분과위원장단회의선대본부 계좌 등 2개와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 9개 등11개 및 실무계좌 1개를 만들어 사용했다.
11월 6일,검찰 수사를 받고 나온 뒤선대본부 계좌 등 2개와 시도지부 후원회 계좌 10개(추가 1개는국민참여운동본부) 등 12개 및 실무계좌 1개를 만들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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