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전업체 "디지털TV 시장을 잡아라"

  • 입력 2003년 11월 6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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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 시장을 잡아라.’

디지털TV 시장을 둘러싼 가전 업체와 컴퓨터 업체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PC 사업에 주력해온 컴퓨터 업체들이 가전 업체의 영역인 디지털TV 사업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세계 최대의 PC제조업체인 델이 디지털 액정(LCD) TV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국내외 컴퓨터 업체들의 디지털TV 시장 진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디지털TV 사업에 나선 컴퓨터 업체들=컴퓨터 업체들은 PC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자 ‘디지털 융합’ 시대의 핵심기기로 떠오른 디지털TV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TV 사업이 PC 이상으로 유망하다는 판단에서다.

‘벽걸이TV’로 불리는 LCD TV는 기술적으로 PC용 LCD 모니터와 차이가 없어 컴퓨터 업체들은 LCD TV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팔고 있다.

컴퓨터 업계의 대표주자인 델은 디지털TV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델의 디지털 LCD TV 판매에 자극받아 동종 업체인 미국 게이트웨이도 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적인 컴퓨터 업체인 HP도 TV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인 시그마컴이 최근 17인치 와이드 LCD TV를 선보여 컴퓨터 업체의 TV 사업 겸업시대를 예고했다. 휴맥스, 롯데알미늄 등 타업종 기업의 시장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 휴맥스는 최근 디지털TV 사업 진출을 선언, 조만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알미늄 전자사업부는 LCD TV를 앞세워 러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거실에 두고 TV로도 활용할 수 있는 17인치 LCD 일체형 멀티미디어 PC를 선보였다.

▽가전 업체의 수성전략과 전망=가전업계로서는 디지털TV 시장을 넘보는 컴퓨터 업체의 도전이 달가울 리 없다. 특히 LCD TV를 앞세운 컴퓨터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는 가전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가전 업체들은 그동안의 기술 노하우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제품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시장 우위를 지킨다는 전략.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한종훈 부장은 “디지털TV 분야 정상급 업체들이 보유한 영상 최적화 기술 등의 기술격차는 후발 컴퓨터 업체들이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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