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주 상승세 계속될까…실적좋아 이달에도 유망

  • 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47분


증시 1차 목표치였던 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포트폴리오 재구성 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상당수 증권사는 “오르는 종목이 더 오른다”며 기존의 ‘스타주’에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이들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대신 덜 오른 중소형주에서 수익률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증시에서도 ‘바퀴벌레 효과’?=정보기술(IT)주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든 상태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종목은 해운 및 조선주. 3월부터 연일 뻗어 올랐던 해운 조선주는 상반기 최대 관심테마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 종목은 “많이 올랐으니 쉴 때도 됐다”는 일부 우려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재까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전략가들은 이런 주가 움직임에 실적이 뒷받침되자 추가수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런 시각은 산업재 외에 석유 유화 등 기초재료, 건설 자동차부품 등 최근 강세를 보이는 업종 대표종목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도 아직 유효하지만 이미 48만원에 육박해 가격이 부담스러운 상태다.

최근 우리증권은 “3·4분기 실적이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지만 실적 개선의 ‘바퀴벌레 효과’를 기대한다”며 해운 조선 및 자동차부품주를 11월 투자 유망업종으로 추천했다.

‘바퀴벌레 효과’란 바퀴벌레 한 마리를 봤을 때 더 많은 바퀴벌레의 존재를 예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한 차례 놀라운 실적(earning surprise)을 보여준 기업은 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소외주가 반등하면 일시적으로 주도주와의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겠지만 결국 이는 다시 벌어질 것”이라며 시장을 주도해온 대형주에 계속 초점을 맞추라고 권했다. 김 연구원은 “중소형주가 개별적으로 크게 오르고는 있지만 사실상 이를 따라잡는 것은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것과 같다”라며 “제대로 포착할 확률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익률 게임에서는 몸집이 가벼운 종목으로”=반면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몸집이 무거워진 주도주에서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적정 수준을 넘어버린 상황에서 모두의 관심이 쏠려있는 주식은 추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것. 해운 조선업종의 경우 올해 업황이 크게 좋았던 만큼 향후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실장은 “실적은 좋은데 아직 못 오른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쉽게 오를 수 있다”며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한 주가 괴리를 메우는 현상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산은행은 장기간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며 10월부터 한달여 만에 15.6% 올랐고 대원강업과 영원무역 등도 최근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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