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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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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인 팬택 박병엽 부회장이 공동 경영을 하면서 회사 이름은 팬택앤큐리텔이 됐다. 이 회사는 기업개선작업이 성공리에 끝나자 올 9월 17일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KTB네트워크는 당초 주식을 주당 595원에 사들였지만 3일 종가는 3940원을 나타냈다.
해외 투자은행(Investment Bank)과 사모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가 싹쓸이를 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토종 투자펀드가 일군 보기 드문 성공 사례다.
▽토종 투자펀드 육성이 시급한 이유=투자은행(그림 ④)은 증권 인수와 구조조정 자문 업무를 하고, 사모투자펀드(그림 ⑤)는 구조조정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고 구조조정 후 되팔아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금융업의 한 영역이다.
투자은행은 투자자와 돈이 필요한 쪽을 연결시키는 것이 주업무이고 사모투자펀드는 몇몇 투자자의 돈을 모아 직접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투자리스크가 큰 정보기술(IT) 바이오 벤처기업 등이 중요하다”며 “투자은행과 사모투자펀드는 이런 기업에 투자하면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에도 나선다는 점에서 효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자은행 업무로 영역을 넓혀야 할 증권회사(그림 ①)들이 증권 위탁 매매 업무에 치중하고 있고 사모투자펀드 영역에는 내국인에게 불리한 제한이 있다는 것.
김 부원장은 “대기업 은행 공기업 구조조정 등 큰 이슈들을 외국계 투자은행과 펀드가 독점하고 있다”며 이런 역할을 할 국내 금융기관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시장이 함께 나설 때=현재 내국인에게 허용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 업무는 산업발전법상의 CRC제도와 증권투자회사법상의 사모기업인수합병(M&A)펀드 제도 두 가지다.
CRC는 화의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부실기업에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고, 사모M&A펀드는 유가증권 매매에 근거해 만들어져 기업 구조조정에 활용하기가 적당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본영 KTB자산운용 상무는 “정상적인 기업에도 CRC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기영 삼성증권 전무는 “국내 증권사도 투자은행 분야로 업무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업무와 관련해 외국계 투자은행만 고집하는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인력 수준과 자금모집 면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업무능력이 해외 펀드들과 견주어 크게 뒤질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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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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