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베이징자동차와 전략적 제휴…현대 中공략 급제동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당초 계획대로 중국 베이징기차와 함께 2005년부터 벤츠 승용차를 공동 생산한다.

이에 따라 베이징기차와 승용차 독점 생산에 합의했던 현대자동차의 중국시장 진출 전략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토니 멜피 다임러크라이슬러 홍보 최고책임자는 30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본사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에게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베이징기차와 공동생산을 위한 전략적인 제휴를 하기로 이미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기차와 합작공장 설립 추진으로 빚어지고 있는 현대차와의 마찰에 대해 “현재 이 부분을 포함한 여러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결론이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은 아시아 전략의 중요한 지역으로 중국 내 합작사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장기적인 사업계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18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수년 안에 연간 약 2만5000대의 벤츠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앞으로 2년간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기존 합작사인 베이징지프 코퍼레이션 공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추진할 방침이다.

생산 차종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력 세단 모델인 2000∼5000cc급 E클래스와 1800∼2400cc급 C클래스 시리즈다.

E클래스와 C클래스는 벤츠의 고급 모델들로 현재 현대차가 생산하는 쏘나타와는 차별화된다. 하지만 앞으로 현대차도 중국시장에 고급 차종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치열한 시장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일반 소비자 중심이 아닌 법인 영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국 차 판매의 유통구조를 감안하면 다임러측의 진입에 따른 현대차의 손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합작 추진에 대해 계약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에 앞서 베이징기차와 독점 생산 계약을 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그룹 차원에서 해외지사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크라이슬러코리아와 조만간 인사 및 관리 부문을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투트가르트(독일)=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