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주상복합 세무조사]단기매매자 주요 타깃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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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이달 말까지 준비단계를 거쳐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획 세무조사는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주요 타깃이다.

조사대상자로 선정되면 1998년 이후 부동산 거래 내용을 모두 조사 받는다. 불법행위가 밝혀지면 세금추징이나 형사고발 등이 이어진다. 국세청이 실시할 기획 세무조사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본다.

―조사 대상의 선정 기준은….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한 지 1년 이내에 되파는 단기(短期) 매매자가 주요 타깃이다. 또 소득원이 불분명한 20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집을 샀을 때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연초 대비 집값이 급등한 아파트의 매입자도 주요 후보이다. 이 밖에 여러 가구를 소유했거나 매매 횟수가 많은 사람 등도 조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세청이 11일 발표한 기획세무조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될 서울 강남구 일대 재건축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단지 전경. 국세청은 9월말까지 예비조사를 거쳐 정밀조사 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말까지 조사를 벌이고 불법이 드러나면 세금 추징과 함께 형사고발 등 강력 처벌할 방침이다. 동아일보자료사진

―값이 많이 오른 아파트는 모두 대상인가.

“아니다. 뚜렷한 재료(材料)가 없는데도 값이 주변 시세보다 크게 오른 아파트가 1차 대상이다. 투기 세력의 조작으로 가격이 올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중점 분석 대상으로 발표된 아파트 거래자는 모두 정밀 분석 대상인가.

“아니다. 주요 분석 대상이긴 하나 단지별, 평형별로 가격 오름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조사가 진행된 뒤 결정된다. 만약 정밀 분석 대상자가 많을 경우에는 기준시가가 높은 아파트 거래자부터 정밀 분석된다.”

―준비 상황은….

“현재는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등 4개 구에서 올 1월부터 7월까지 연령대별로 부동산 매입실적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재개발 추진 아파트를 매입한 투자자의 연령과 매입 횟수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는 올 들어 이들 4개 구에서 부동산을 판 사람들을 대상으로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4개 구에서 아파트 이외에 다른 부동산 상품을 매입한 사람도 조사를 받는가.

“원칙적으로는 아니다. 이번 조사는 재건축 아파트와 타워팰리스 등 주상복합아파트, 강남구 대치동 우성 선경 미도아파트 거래자에 집중된다. 토지 상가 분양권 등을 여러 번에 걸쳐 사고팔아 탈세 혐의가 짙더라도 이번 조사 대상에서는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다음 세무조사를 위한 자료로 보관할 계획이다. 다만 집중 조사 대상자가 토지 등을 거래한 사실이 밝혀지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본세무조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정밀 분석 대상자는 1998년 이후 모든 부동산 거래가 조사된다.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나타나면 자금출처 조사에 들어간다. 이들의 부동산 거래에서 실(實)거래가 하나하나를 모두 추적, 확인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나 양도소득세 불성실 신고 등이 적발될 것이다. 탈루 세액이 크고 상습투기자로 판명되면 형사고발까지 할 것이다.”

―조사 일정은 어떻게 되나.

“9월 말까지는 예비조사를 끝내고 본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말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부동산투기 상시 조사관리체제’란….

“현재처럼 정부의 공식 시세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투기세력을 찾는 방식으로는 뒷북치기를 벗어나기 어렵다. 따라서 투기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미리 자료를 분석해 두고, 투기가 발생하면 즉시 조사를 벌이는 체제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상당부분 자료가 축적됐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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