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전세금 15년만에 하락세…1주새 0.15% 떨어져

  • 입력 2003년 8월 8일 18시 38분


코멘트
‘전세금이 내렸어도 세입자는 슬프다.’

8월 들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 하락세를 보였다. 만약 월간 기준으로도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8월 중 전세금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지게 된다. 8일 부동산시세정보 제공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아파트 전세금은 1주일 전보다 0.15% 떨어졌다. 비록 주간 변동률이긴 하지만 8월에 전세금이 하락한 것은 부동산뱅크가 시세조사를 시작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8월은 방학철 이사수요가 크게 늘어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세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에는 8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89년과 90년 8월 아파트 전세금 변동률은 각각 7.87%와 3.99%에 이르렀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과 99년에도 각각 6.60%, 3.39%였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이례적으로 하락한 것은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 물량이 늘었고 아파트 전세를 대체할 만한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 공급도 증가했기 때문.

주택업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공급된 다가구·다세대 및 오피스텔은 모두 35만가구로 추정된다.

하지만 세입자들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전세금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지난 2년간 전세금이 크게 올라 세입자들의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1일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평당 전세금은 489만원으로 2년 전(408만원)보다 81만원 올랐다. 서울에 있는 30평형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라면 2년 전보다 약 2400만원의 웃돈이 필요한 셈.

부동산뱅크 윤진섭 팀장은 “8월 들어 전세금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실제 내야 하는 전세금은 2년 전보다 20% 상승했다”면서 “다만 신규 입주물량이나 아파트 대체 전세물량이 크게 늘어 전세금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