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IT세상]국내 온라인게임 ‘블록버스터’ 시대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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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잇따른 대형 게임의 출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4522억원.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올해 시장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587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활성화는 고기능 컴퓨터에 대한 수요를 높여 전체 정보기술(IT)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버스터형 게임들=엔씨소프트는 8일 리니지2의 공개 테스트 서비스를 발표하며 “개발기간 2년 반, 개발인력 70여명, 개발비용 80억∼100억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였던 ‘튜브’의 제작비 70억원을 뛰어넘는 비용이다.

리니지2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문을 연 리니지의 후속작. 완전 3차원 그래픽에 섬세한 캐릭터 묘사로 이미 동시 접속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5월 말 공개 테스트 서비스에 들어간 한빛소프트의 온라인게임 ‘탄트라’도 3년여의 제작기간에 50억원의 개발비가 쓰인 역작이다.

액토즈소프트의 성인 전용 온라인게임 A3는 50억원의 개발비가 들었고 넥슨의 ‘마비노기’에도 40억원이 투입됐다.


이처럼 게임 개발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은 3차원 그래픽의 도입과 다양한 캐릭터 개발 때문.

개발비용이 늘어난 만큼 성공하기 위한 각 회사의 마케팅 전쟁도 뜨겁다.

한빛소프트는 가수 이현우씨를 탄트라의 음악 제작에 참가시켰고, 3차원 온라인게임 ‘프리스톤 테일’을 만든 트라이글로우는 가수 하지원, 이효리, 싸이 등을 게임 홍보대사에 위촉하기도 했다.

▽한국 시장을 잡아라=매년 40% 이상 성장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외국 업체들에게도 주요 타깃이다.

초고속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온라인게임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그 의미는 상당하다.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블리자드는 올해 안에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갖고 국내에 상륙한다.

북미와 유럽에서 3대 온라인 게임으로 불리는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에쉬론즈콜2 등도 더욱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캐릭터로 한국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다.

▽IT업체 전체에 활력=잇따른 대작 게임의 출현은 PC 및 서버, 그래픽카드 등 하드웨어 업체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리니지는 삼성전자, 인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리니지2용 컴퓨터를 공급하고 있다. 2.4GHz 펜티엄4 프로세서, 지포스 FX 5600그래픽카드, 윈도 XP를 탑재한 이 컴퓨터의 가격은 86만9000원(모니터 제외). 엔씨소프트는 또 기존 PC방에 최고급 그래픽카드를 대량 공급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3차원 온라인게임 ‘뮤’를 서비스 중인 웹젠은 최근 5개 서버군 내에 모두 50여개의 하위 서버를 증설할 계획을 세웠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대규모 서버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 김주영 팀장은 “2000년 IT 붐 당시 PC방과 온라인게임의 확산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듯이 2003년 온라인게임의 대형화는 국내 IT산업 부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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