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대출문턱 높인다…신용위험 2001년 이후 최고

  • 입력 2003년 7월 8일 17시 48분


코멘트
금융기관들이 요즘의 기업 및 가계의 신용 위험을 2001년 이후 가장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갈수록 엄격해져 기업이나 가계에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4분기의 금융기관 대출자산 신용위험 지수(DI·Diffusion Index)는 29였다.

이는 1999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던 2000년 4·4분기(30)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은행들의 2·4분기 신용위험 DI가 47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외국은행 한국지점(17)과 저축은행(16)에 비해 고객들의 신용을 더 위험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3·4분기의 신용위험 전망치는 31로 2·4분기보다 더 상승해 금융기관들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악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신용위험 DI가 플러스이면 기업이나 가계의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을 의미하고 마이너스이면 신용위험이 낮아진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2·4분기 중 금융기관이 평가한 대출태도 DI는 -31로 전분기(-8)에 비해서는 물론 통계작성 이후 더욱 신중해졌다. 3·4분기의 전망치(-27)도 여전히 낮아 금융기관들이 엄격한 대출 태도를 취할 방침임을 예고했다.

안구용 한은 금융시스템분석팀 차장은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이 불거진 이후금융기관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기업이나 가계의 신용위험을 높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