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산정방식 적용땐 한국증시는 이미 5800

  • 입력 2003년 6월 2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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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 미국의 다우존스지수 산정방식을 적용하면 지수가 5,800?’

지수 500∼1,000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종합주가지수는 상승곡선을 그려온 미국 증시와 항상 비교돼 왔다. 지그재그식 등락은 장기투자에 회의를 갖게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로 산정방식이 다른 지수를 일괄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지수산정 방식을 적용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최근 국내 한 투신운용사가 미국의 다우존스지수 산정방식을 국내에 적용한 결과 지수는 10년 6개월 전보다 8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이미 5,000까지 성장(?)”=92년 외국인에게 주식시장을 개방한 뒤 지금까지 종합주가지수는 불과 10% 상승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다우존스지수는 190%,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139% 상승했다.

동원투신운용 자문운용팀은 최근 이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미국 다우존스지수 산정방식을 적용한 KCI(Korea Core Index)를 내놨다.

KCI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빅5’ 등을 포함한 업종별 대표 19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다우존스나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처럼 개별 구성종목의 주당 가격에 비례해 평균을 내는 가격평균지수(price weight) 방식으로 산출됐다. 시가총액 방식(현재 시가총액/기준 해인 1980년의 시가총액×100)을 적용하는 종합주가지수와는 다르다.

그 결과 KCI는 국내 증시를 외국인투자자에게 개방한 92년을 100으로 했을 때 940.84로 계산됐다. 20일 종합주가지수(686.22)와 같은 기준점에 맞춰 계산하면 무려 5,873.01에 이른다.

이 수치는 구성 종목들의 개별 수익률 평균치를 내는 동일금액 가중지수(equal weight) 방식을 적용하면 9,030.54로 더 높아진다.

▽한국에서도 장기투자 가능하다=시가총액 방식은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다른 종목이 아무리 선전해도 지수에 반영되기 어렵다. 반면 가격위주 방식은 중소형주의 움직임이 충실히 반영되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진다.

실제 농심과 신세계 등으로 구성된 KCI ‘스몰7’ 지수는 1,415.31로 KCI ‘빅5’의 1,009.44보다 훨씬 높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자문운용팀장은 “종합주가지수는 불량 종목까지 포함한 거래소 전체 종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투자가능성이 낮고 지수 왜곡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다”며 “KCI는 한국에서도 장기투자가 가능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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