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자동차는 진화한다. IT의 힘으로!

  • 입력 2003년 6월 18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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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세단형 승용차 가운데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그러나 BMW가 비싼 이유는 엔진이나 바퀴 등 기계 부품 때문이 아니다. 요즘 자동차 가격 중 40%는 전자부품과 소프트웨어가 차지한다. 트렁크 속에 대용량 하드디스크 10개와 컴퓨터 중앙 처리장치(CPU)가 설치된 BMW 760Li는 특히 그렇다.

차 문을 열고 들어서면 차가 아닌, 거대한 정보기술(IT) 제품이라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IT의 도움으로 자동차는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BMW를 통해 살펴봤다.

▽시동? No, 부팅? Yes=7시리즈엔 열쇠 모양의 시동키가 없다. 자동차의 문을 여닫는 리모컨 키를 슬롯에 꽂은 후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노트북 컴퓨터를 켤 때와 비슷하다. 시동이 걸리면 계기반 쪽에 바싹 붙어 있던 스티어링 휠이 운전자 가까이 다가온다. 리모컨 키는 1000억 개의 숫자 조합으로 암호화되어 있어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i드라이브’=자동차의 기능이 복잡해질수록 계기반 주변의 버튼도 늘어난다. 버튼이 늘어나면 운전에 방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BMW의 i드라이브 기능은 버튼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조작을 단순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 내비게이션과 AV기기, 에어컨, 통신 기능 등 직접적으로 운전을 하는 데 필요하지 않은 기능이 모두 모여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암레스트 앞부분에 붙은 i드라이브 컨트롤러는 컴퓨터의 마우스를 연상시킨다. 마우스로 커서를 움직이는 것처럼 화면을 보면서 상하좌우로 움직이거나 돌려서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친절한 설명=내비게이션은 위성을 통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해 화면의 지도에 표시해준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300m 앞에서 좌회전입니다’ ‘고가도로를 타면 안 됩니다’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하는 식으로 음성으로 설명해준다. 계기반에는 속도와 RPM 외에도 남은 연료와 워셔액의 양, 갈 수 있는 거리, 실내외 온도 등이 표시된다.

▽버튼 하나로=파킹 브레이크는 스티어링 휠 왼쪽에 있는 단추 하나만 누르면 된다. 오토파크 기능을 선택하면 컴퓨터가 알아서 손가락만 움직이면 파킹 브레이크를 걸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토파크 기능을 선택하면 신호등 앞에 차가 서면 자동으로 파킹 브레이크가 걸리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풀린다. 정체 구간에서 계속 풋 브레이크를 밟고 있을 필요가 없게 돼 있다.

▽알아서 닫는다=힘을 충분히 주지 않아 차 문이 완전히 안 닫혀도 상관없다. 컴퓨터가 ‘반도어 잠금’을 인식해 모터의 힘으로 알아서 문을 꼭 닫는다. 트렁크 역시 버튼 하나로 열고 닫을 수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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