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산은 부총재 박상배씨 집 압수수색

  • 입력 2003년 4월 18일 0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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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000년 6월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출과 관련해 핵심 인물인 박상배(朴相培·당시 영업1본부장·이사) 전 산업은행 부총재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에 17일 오후 수사관들을 급파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검팀은 또 대출금 4000억원의 사용처와 관련이 있는 현대상선 계좌 10개와 현대상선의 현대건설 기업어음(CP) 구입자금이 들어간 현대건설 계좌 1개 등 11개 계좌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특검팀은 박 전 부총재의 자택에서 수첩과 메모, 서류철 등 사과상자 2개 분량의 물품을 압수해 정밀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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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박 전 부총재가 현대상선의 대출 신청 하루 만에 4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이사 전결로 승인하는 과정에 한광옥(韓光玉)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정권 고위층의 압력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엄낙용(嚴洛鎔) 전 산은총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2000년 6월 이근영(李瑾榮) 당시 산은총재로부터 한 전 실장이 현대상선에 대출을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또 외환은행을 주채권 은행으로 했던 현대상선이 산은에서 거액을 대출받은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외환은행과 산은에 여수신 명세서와 이사회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통보 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18일 당시 산은 실무자 1명을 소환해 대출 경위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대북 송금과 관련된 11개의 계좌와 연결된 계좌들이 드러나면 추가로 자금추적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산업은행 감사를 맡았던 정모 과장 등 감사원 직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또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이미 출국 금지된 24명 외에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출금도 요청할 방침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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