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e메일로 고객맞춤 메시지로 "매출 쑥쑥"

  • 입력 2003년 4월 6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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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인이 진료 예약 일정을 알려주는 단문메시지(SMS)를 받아보고 있다. SMS로 예약을 재확인해 주는 의원은 그렇지 않은 의원보다 30% 가량 많은 예약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한국도움기술
한 직장인이 진료 예약 일정을 알려주는 단문메시지(SMS)를 받아보고 있다. SMS로 예약을 재확인해 주는 의원은 그렇지 않은 의원보다 30% 가량 많은 예약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 한국도움기술

“일부 제품에 하자가 있다”며 클레임을 제기해온 거래처와 막 통화를 끝낸 회사원 이모씨(38)는 잠시 의자에 등을 기대고 눈을 붙였다.

납기일을 며칠 늦추는 조건으로 겨우 합의를 끝냈지만 다른 일이 밀려들면서 스트레스는 계속됐다. 이씨는 잠깐 사우나에서 긴장을 풀까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휴대전화 단문메시지(SMS) 도착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린 것은 그 때였다.

‘이○○님, 오늘 오후 3시 치열교정 치료 예약 잊지 않으셨죠?’

‘아차, 진료예약을 또 펑크낼 뻔했군.’

이씨는 사우나가 아닌 치과 진료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

▽SMS를 보낸 사람은 없었다=이씨를 치료하는 치과의원에서는 한 달 전 고객관계관리(CRM)용으로 한국도움기술의 ‘헤르메스’를 구입했다. 고객 DB관리용 소프트웨어와 SMS 발신장치로 구성된 헤르메스에 환자들의 이름과 연락처 휴대전화번호 등을 미리 입력해 놓으면, 헤르메스는 환자의 진료 예약일 직전에 자동으로 이씨가 받은 것과 같은 단문 메시지를 보낸다. 메시지의 형태와 발송 시각은 필요에 따라 설정할 수 있다.

SMS를 보낼 때는 휴대전화가 아닌 LG텔레콤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SMS 발신 전용 단말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휴대전화보다 요금이 25% 싸다. 기본요금 1만5000원에 SMS 월 400건을 보낸다.

헤르메스. 고객 DB관리 소프트웨어와 명함인식기 SMS발송장치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제공 한국도움기술

헤르메스를 사용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21세기치과의 장영준 원장은 “기존에는 예약환자의 30%가 깜박 잊고 정해진 시간에 병원을 찾지 않았으나, 자동 SMS를 보낸 뒤로는 예약 파기율이 5% 미만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소호도 CRM시대=대규모 콜센터와 비싼 솔루션 등을 갖춰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CRM이 의원이나 자영업자, 소호(SOHO)족 등 소규모 사업자들 사이에서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소비가 급속히 위축됨에 따라 업체의 규모를 막론하고 친밀한 고객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진 것. 이에 따라 ‘헤르메스’처럼 이들을 겨냥한 저가의 CRM 도구들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띠앙 사장을 지낸 홍윤선씨가 최근 창업한 웹스테이지에서는 e메일 마케팅 서비스 ‘오즈메일러’를 최근 선보였다. 인터넷(www.ozmailer.com)에 접속, 회원가입을 한 뒤 사용하는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 수신을 허락한 고객들에게 대량으로 생일축하 행사안내 등의 e메일을 보낼 수 있다.

세련된 화면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편지지를 마련해 놓고 있으며 일단 메일을 발송한 뒤에는 e메일 발송 효과를 분석해 준다. 수신여부와 응답여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고 수신을 거부한 사람들의 목록을 따로 관리, 다시는 실례를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테크노마트에서 전산소모품 매장을 운영하는 이남건 사장은 “인터넷을 통해 제품의 원가가 노출된 상황에서는 자영업자도 CRM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인터넷과 SMS로 고객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은 물론 각종 세일 행사를 알려주고 있다. PC를 구입한지 2, 3달 지난 고객에게는 키보드 사이에 끼어있는 먼지를 불어내 청소해주는 ‘압축 공기 스프레이’ 캔 등을 보내주며 고객과 ‘친한 관계’를 유지해 다른 매장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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