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불씨 살리기 ‘마케팅 春鬪’

  • 입력 2003년 3월 26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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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고객이 대우자동차판매의 ‘택시형 시승차’ 라세티를 타기 위해 손을 들어 세우고 있다.사진제공 대우자동차판매
자동차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고객이 대우자동차판매의 ‘택시형 시승차’ 라세티를 타기 위해 손을 들어 세우고 있다.사진제공 대우자동차판매
국산 완성차업계는 요즘 죽을 맛이다. 내수시장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수출경기도 이라크 전쟁 발발 등으로 당분간 힘을 쓰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997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무이자 할부가 6년 만에 부활했다. 파격적인 할부금융 상품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뒷짐 지고 있던 수입차업체도 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불붙은 내수 경쟁=마케팅에 유독 강한 대우자동차판매가 20일 비장의 무기를 선보였다. 주력 상품인 준중형차 라세티 2000대를 ‘시승용 택시’로 내놓은 것. 주행중인 라세티 시승차를 택시처럼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손만 들면 즉석에서 시승하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대우자판 권호준 전무는 “2000대의 라세티에 매일 3명씩 시승할 경우 내년 3월까지 연인원 180만명에 이르는 고객이 시승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볼보자동차는 이달중 볼보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겐 테일러 메이드 골프세트를 무료로 준다. 18개월 무이자 할부행사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사진제공 볼보자동차코리아

대우자판은 이에 앞서 ‘내 맘대로 무이자’라는 할부금융상품을 내놓았다. 1년간 무이자 금액을 최소 60만원에서 차량가격의 70%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고객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또 할부기간 후 차량가격의 30∼40%에 해당하는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 준다.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무이자 할부는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는 현대차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뉴EF쏘나타를 구매하는 경우 20만원을 깎아준다. 현대M카드로 선수금을 결제하는 경우 차량 구매대금에서 50만원을 먼저 할인해 주는 ‘세이브 포인트’혜택도 준다.

기아자동차는 이달중 오피러스와 택시를 제외한 승용 전차종을 구입하면 취득세(차량 구입가격의 2%)만큼을 할인해준다.

르노삼성차는 이달중 SM3를 구입하면 연 3%의 낮은 할부금리(차량가격의 30%를 선수금으로 낸 경우)를 적용한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달까지’ 못박은 일부 판촉행사를 연장할지, 중단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내수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행사를 연장하거나 판촉의 강도가 좀 더 세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수입차업계도 가세=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4월말까지 C클래스 전 차종 및 SLK를 대상으로 할부금융 및 리스판매를 한다. 선수금(최소 10% 이상) 및 할부기간(12∼60개월)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할부금리는 8%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PT크루저 구매고객에 대해 선수금으로 600만원을 내고 매달 59만원씩 60개월(금리 연 6.72%)에 걸쳐 내는 할부프로그램을 실시중이다.

대우자판은 제너럴모터스(GM)의 사브 전모델을 대상으로 계약금만 내면 3년 할부계약 이후 차량가격의 최대 50%까지를 중고차 가격으로 쳐준다.

재규어자동차는 5월까지 재규어 전차종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무료로 준다. 고진모터임포트는 폴크스바겐 견적을 요청하는 고객에게 보라2.0 1박2일 무료 시승권을 제공한다.

포드코리아는 보증 수리기간에 차를 맡긴 고객에게 수리가 끝날 때까지 포드 링컨차량을 제공하는 ‘로너카 프로그램’을 실시중이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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