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산업 발전론 佛 윌리엄 라조닉 "대기업-벤처 협력"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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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구조조정을 통한 배당확대(downsize and distribute)냐, 유럽식 사내유보를 통한 재투자(retain and reinvest)냐?

비교산업발전론 권위자인 윌리엄 라조닉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4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 확산된 미국식 주주가치 중시론을 비판하며, 새 정부의 산업·금융시장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20세기 후반 대표적 경제학자 36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 바 있는 라조닉 교수는 “주주가치는 80년대 이후 20년간 미국을 풍미한 이데올로기이나 이를 통해 과연 고용창출, 기술혁신, 경제성장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신경제 붐 기간에 해고율이 증가했고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저임금직이었으며, 기업은 투자확대보다는 스톡옵션을 통해 경영진에 엄청난 부를 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또 주식 재매입으로 주가를 부추기느라 이익금의 대부분을 써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주가치를 중시한 덕분에 주식시장이 활성화되고 벤처기업이 성장해 90년대 미국 신경제의 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된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정부가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업체의 초기 생산품을 구매함으로써 IBM 휴렛팩커드 모토로라 제록스 등과 같은 기술혁신 기업이 출범했다. 이들의 신기술 개발이 궤도에 올랐을 때 기술진 중 일부가 벤처기업을 창업해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업집적지를 형성했다. 여기에 투신사와 연기금 등이 벤처캐피털에 투자하고 그 돈이 벤처기업에 제공됨으로써 미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는 것.

이 때문에 정부 역할과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라조닉 교수는 주장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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