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케팅…전문성 살리고 브랜드 알리고

  • 입력 2003년 3월 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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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시민들이 아그파코리아 후원으로 열린 ‘100인의 명사 자선사진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아그파코리아
지난달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시민들이 아그파코리아 후원으로 열린 ‘100인의 명사 자선사진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아그파코리아

《지난달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 100여명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작가 김영우씨의 작품 속에 담긴 작가 조정래, 연극인 박정자, 지휘자 금난새,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 전 회장 등은 자선단체 ‘아름다운 재단’에 자신의 수익 중 1%씩을 기부한 사람들. 이번 사진전에 쓰인 필름, 인화지 등 사진용품 3000만원어치는 독일계 영상업체 아그파코리아가 전액 지원했다.

행사에 참석한 마티아스 아이히혼 아그파코리아 사장은 “사진업체로서 전문성을 살린 문화행사를 후원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주한 외국기업들의 문화 마케팅이 늘고 있다.

음악 미술 무용 영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후원하고 마케팅 행사에 문화 이벤트를 접목시킴으로써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미국계 담배회사 한국 필립모리스는 8년째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후원하고 있다. 이 음악회의 특징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지방도시에서 열리는 것.

광주 대구 수원 대전 제주 등지에서 열렸던 이 음악회는 지난해 춘천에서 막을 올렸다.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곽신형, 베이스 나윤규, 가수 조영남,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등이 출연해 1200여명의 춘천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에 맞춰 제약회사 한국 MSD와 음반회사 한국EMI가 공동으로 내놓은 에이즈 기념 음반. 사진제공 한국MSD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MSD는 지난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해 클래식 음반을 내놨다.

음반회사 EMI와 공동 기획한 이 음반에는 에이즈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직접 선곡한 장영주 백건우 양성원 안트리오 등 한국 유명 음악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일반인과 에이즈 감염인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제작된 이 음반의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한국에이즈예방재단에 기부됐다.

다국적 주류회사 바카디-마티니는 젊은이들을 위한 디지털 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95년 시작된 영화제 ‘레스페스트’는 2000년부터 한국에서도 열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출품작 40여편과 해외 작품 250편이 상영된 행사에는 1만여명의 디지털 영화 애호가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초창기부터 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는 바카디-마티니는 오프닝 파티와 각종 모임에 음료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한국쉐링 후원으로 열린 ‘월경 페스티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여성의 성(性)을 주제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쉐링

먹는 피임약을 만드는 한국쉐링은 여성단체 ‘불턱’과 손잡고 매년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대학의 여성연구 동아리들이 참가해 여성의 성(性)과 육체를 표현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한국쉐링은 행사 개최를 위해 매년 300여만원씩을 지원하며 행사장 한쪽에 부스를 차려놓고 피임용품 전시회를 갖는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회사들도 문화행사 지원에 적극적이다. 아우디는 지난달 스포츠카 ‘TT 팁트로닉’ 신차 발표회를 가지는 자리에서 그래픽아트쇼를 개최해 고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토요타는 고객들을 초청하는 ‘토요타 클래식’이라는 자선음악회를 매년 개최해 1000여만원의 기금을 예술의 전당에 기부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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