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 춘풍은 없나…북핵등 대내외 여건 불투명

  • 입력 2003년 3월 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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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분기 연속 제조업 체감경기가 좋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위축과 북한 핵문제, 미-이라크전쟁 가능성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4분기(4∼6월) 경기전망을 물은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7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낙관하는 기업이 많은 반면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비관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

2·4분기 BSI가 100을 밑돌았지만 작년 2·4분기(133) 이후 3분기 연속하락에선 벗어났다. 경기악화를 예상한 업체(30.2%)가 호전을 전망한 업체(27.3%)에 비해 약간 많았다.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상의 경영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경제 발목을 잡고 있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불안 해소와 기대감, 이라크전 조기종결 가능성 등으로 1·4분기에 비해선 다소 호전된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내수(105)와 수출(102)이 모두 전 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여파로 생산량(109)과 설비가동률(105)도 나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제품판매가격(87), 자금사정(88), 원재료가격(50) 등은 기준치인 100에 훨씬 못 미쳤으며 경상이익(80)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판매가 다소 늘어나더라도 이익을 남기는 장사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도 2·4분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중국과 동남아지역 수출호조에 힘입어 전자 반도체, 컴퓨터·사무기기, 조립금속(107) 등은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국내 소비둔화와 원화강세, 원자재 가격상승 등 수출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석유화학, 조선, 섬유, 기계, 철강 등은 전 분기에 비해 더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저금리 유지, 설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가계 대출의 탄력적 운용 등을 통해 급격한 내수 둔화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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