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 못갚는 집 크게 는다…파산증가 등 신용대란 우려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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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고 신용카드 부실이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보고 비상관리에 들어갔지만 연체율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 연체율 증가→개인파산 증가→은행경영 부실로 이어지는 신용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 빚을 못 갚는 가계가 늘고 있다=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2월 중 가계대출 연체율은 1월의 2.7%보다 0.2∼0.3%포인트 올라 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월 1.8%, 6월 1.89%, 12월 2.2% 등으로 계속 증가해왔다.

국민은행은 연체율을 줄이기 위해 지난주 주요 사업부가 공동 참여하는 ‘연체관리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까지 했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연체율도 1월 말 1.34%에서 2월 말에는 1.5%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연체율이 작년 말 0.85%에서 급격하게 상승하자 이달 초 각 영업점에 연체율 특별관리 지시문을 내려보냈다.

1월 말 1.8%였던 조흥은행의 가계대출연체율은 이달 중 0.2∼0.3%포인트 오르고 외환은행도 1.5%에서 1.7∼1.8%로 상승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0.72%에서 1월 말 0.88%로 상승했으며 2월에는 1.1%를 예상하고 있다.

가계대출 중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부동산담보대출도 부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강남지역 대형빌라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카드…연체율은 두 자릿수, 경영은 대규모 적자=국민 외환 LG 삼성 현대 등 대부분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경영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카드 대출을 포함한 연체율(1개월 이상 기준)이 작년 말 9.3%에서 1월 말 13.62%로 3.79%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카드의 연체율도 1월 말 9.9%로 작년 말 7.3%에 비해 2.6%포인트 올라갔다.

이처럼 연체율이 상승하자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과 LG를 포함한 모든 카드사들이 1월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가계대출한도 억제 등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경기마저 나빠 카드 연체율이 2·4분기(4∼6월)까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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