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년만에 또 장관 배출…진대제 '전자' 사장 입각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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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첫 내각에 정보통신부 장관을 배출한 삼성은 최근 들어 모처럼 흥겨운 잔치 분위기다.

삼성은 1998년 남궁석(南宮晳) 삼성SDS 사장에 이어 이번에 삼성전자의 진대제(陳大濟)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이 입각함으로써 5년간 2명의 정통부 장관을 배출했다. 인재의 산실이자 재계 서열 1위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삼성전자 홍보담당 김광태 상무는 “회사는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를 잃어 아쉽지만 나라나 본인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발전을 위해 큰 일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한 임원도 “워낙 도전적인 분이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 “50대 초반이면 새로운 인생을 시도해 볼 만한 나이 아니냐”고 반겼다.

반면 진 장관은 세계 가전쇼(CES)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등 삼성이 키운 대표적인 ‘스타’의 한 사람이어서 삼성전자 안에서는 ‘스타 경영자를 잃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많았다. 임직원들은 27일 삼삼오오 모여서 ‘진 사장이 삼성전자의 CEO로 계속 활동하는 것이 기업이나 국가경제를 위해 좋은지, 장관을 하는 게 더 나은지’를 놓고 가벼운 토론을 하기도 했다.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정통부에서 관련 기업의 경영자 출신이 발을 잘 붙일 수 있겠느냐는 걱정에서부터 삼성의 정보통신 사업에 해가 될 것은 없다는 계산까지 다양한 예측들이 나왔다. 삼성은 진 장관이 비상임 고문직을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비판의 여론이 따를 수 있어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진 장관은 이번 입각으로 수십억원대의 연봉이 9600만원대로 줄어들 전망. 그러나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수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아 이를 행사하면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8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7명의 등기임원 가운데 진 장관을 제외할 예정이며 조만간 후임 디지털미디어 총괄 사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후임에는 최지성 영상디스플레이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다른 사업부의 부사장이 올 가능성도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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