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빨간불' 12월 소매판매 4년만에 첫 마이너스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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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小賣)가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드는 등 내수 증가율이 계속 둔화되고 기업의 설비투자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적인 경제 전문 조사기관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대에서 4%대로 낮추는 등 성장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02년 1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도소매 판매증가율은 10월 7.0%에서 11월 4.8%로 떨어진 데 이어 12월에는 1.9%로 낮아졌다.

특히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전월 대비 도소매판매 증감률은 12월에 ―2.3%로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2월 증감률을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와 연료는 19.8% 증가한 반면 도매는 1.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소매는 2.2% 감소했다. 소매가 줄어든 것은 1999년 1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매 감소는 백화점의 매출이 11월 1.3% 준 데 이어 12월에 13.8%나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내수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투자가 부진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의 경제 전문조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5.4%에서 4.6%로 0.8%포인트 낮췄다고 28일 밝혔다.

EIU는 한국의 백화점 매출액이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지는 등 내수 성장률이 둔화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EIU는 2004년의 경제성장률은 종전의 전망치인 4.9%에서 5.3%로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5.3%와 5.7%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내수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임박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금리를 낮추고 기업의 설비투자를 자극해 경기를 부양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도소매 판매 증감률 추이 (단위:%)
구분2001년2002년
10월11월12월10월11월12월
도매3.45.06.15.13.71.1
소매3.56.78.26.14.5-2.2
자동차 및 연료15.714.217.717.19.919.8
전체4.86.68.17.04.81.9
증감률은 전년 동월 대비. 자료:통계청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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