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업무를 시작한 윈터 사장은 8일 공식 취임식을 가졌다. 중국에서 오래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어가 서툰 그는 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국행이 결정된 직후부터 한국어 배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93∼98년 지멘스 차이나의 철도사업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그는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중국은 활기가 느껴진다면 한국은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어 사업하기에 매우 편하다”고 두 나라를 비교했다.
200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지난해 7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지멘스 코리아는 한국에 진출한 독일 회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해 독일경제 침체로 본사 영업이 부진했던 반면 한국에서는 공장자동화, 발전, 자동차부품 등 주력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좋은 실적을 올렸다.
윈터 사장은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단순히 독일에서 만든 제품을 한국에 가지고 와서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기술투자를 해서 만든 제품을 세계로 가지고 나가서 팔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서울 본사 내 R&D 센터를 확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멘스는 지난해 초 북한이 개방 움직임을 보였을 때 적극적으로 북한 진출을 시도했었다. 윈터 사장은 “지멘스는 북한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최근 북핵위기 등으로 인해 독일 은행과 국제금융기관들이 북한 투자에 대한 보증을 꺼리기 때문에 대북(對北) 비즈니스는 당분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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