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대기업들이 뛴다

  • 입력 2002년 12월 19일 19시 15분



내년 8월 ‘건강기능식품법’ 발효를 앞두고 대기업들이 앞다퉈 건강식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법의 주요 내용은 일정 기준의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이 인정된 건강 식품에 대해서는 효능을 광고할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규제한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심사를 통해 표시 허가를 해주고 허위 사실을 알리거나 성분을 속이는 등 법을 어겼을 때는 최고 7년의 징역에 처한다.

한국건강보조·특수영양식품협회(회장 남승우)의 김연석 과장은 “법이 시행됨으로써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게 줄어들고 유통구조도 할인점 편의점 등으로 대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나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유통구조가 현대화돼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부가 요구하는 임상시험을 하려면 건당 1억원 이상의 자금이 드는 데다 대기업들의 참여 때문에 업계가 전반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식품, 약과 음식의 중간〓건강식품은 생명과학 등을 응용해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 효과를 높인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옛날부터 ‘식약동원(食藥同源·음식과 약은 같은 근원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는 사상 아래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보아 왔다.

현대 서양의학에서도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이나 생활습관병이 늘면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의 3원적인 법 체계를 갖추고 기능성 신소재 및 신물질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해왔다. 미국 일본은 세계 건강보조식품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해 약 1조5000억원대였으며, 2006년에는 4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세계 시장도 1997년 650억달러 수준에서 2000년에는 1148억달러가 되는 등 연간 10%이상 성장하고 있다.

▽대기업까지 가세〓식품회사, 제약회사, 바이오벤처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법 제정을 앞두고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롯데제과는 올 들어 ‘헬스원’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제약회사를 인수해 임상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키토산, 비타민제 13개종 등을 함유한 제품을 세븐일레븐과 롯데마트 등에서 판매할 계획.

CJ는 올초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건강전문점 ‘CJ뉴트라’ 1호점을 낸 데 이어 8월에는 강남구 청담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전문점을 열었다. CJ39쇼핑을 통한 판매도 하고 있다.

동원F&B는 참치 부산물을 이용한 각종 건강보조식품과 핵산 제품 10여가지를 개발해 ‘헬스 플러스’라는 브랜드로 시판할 계획이다. 또 미국의 최대 건강식품 전문회사 가운데 하나인 제너럴뉴트리션사(GNC)와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했다. 1999년 시장에 뛰어든 대상은 전문매장인 ‘웰라이프’를 확대해 현재 160여개 매장을 2004년에는 600개로 늘린다는 계획.

제약업계에서는 일양약품, 종근당, 광동제약, 대웅제약, 유유 등 제약사들의 시장 진출이 두드러진다. LGCI와 화장품 회사 태평양도 시장에 참여했다.

기능성식품 전문 바이오벤처인 유니젠, 렉스진바이오텍, 이롬라이프, 유진사이언스, 쎌바이오텍 등은 최근 벤처업체들이 어려운데도 코스닥 등록, 해외 진출, 투자 유치 등으로 개가를 올리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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