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특집]“빨대로 마시는 와인 보셨나요?”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31분


와인의 맛과 ’테이크 아웃’ 음료의 편리함을 버무린 ‘빨대로 마시는 와인’이 신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 아영주산
와인의 맛과 ’테이크 아웃’ 음료의 편리함을 버무린 ‘빨대로 마시는 와인’이 신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제공 아영주산
와인은 격식을 갖추고 마시는 술로 통한다. 우선 제대로 세팅된 테이블에 앉아 생산 연도와 생산지를 제대로 알아보고 주문해야 ‘촌놈’ 소리를 듣지 않는다.

마시는 방법도 제대로 생긴 크리스털 와인 글라스에 와인을 따라 넣고 한바퀴 흔들어 돌려가며 향을 음미한 후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신세대를 중심으로 와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와인〓고품격’이라는 선입견이 사라지고 ‘언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새로운 컨셉트가 생긴 것. 걸어가면서 마실 수 있는 ‘빨대 와인’까지 등장할 정도다.

생산지도 다양해져 프랑스산 외에 독일 이탈리아 칠레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산까지 수입돼 신세대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와인도 테이크 아웃 시대〓스페인산 와인인 ‘프레시넷’이 대표적인 사례. 이 제품은 빨대를 꽂아 빨아먹도록 고안된 일종의 ‘형식 파괴’ 와인. 200㎖짜리 미니 병에 담긴 이 와인은 프랑스 샴페인 정통 기법을 사용하여 생산했다. 병 용량을 적게 한 것은 미리 따 놓으면 탄산이 날아가 맛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

빨대를 꽂아 마시게 된 기원은 한 패션쇼장의 무대 뒤에서 모델이 급하게 옷을 갈아입는 동안 목이 말라 차가운 프레시넷 작은 병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장면이 사진기자의 앵글에 잡히면서부터. 이 장면은 곧바로 유명 잡지에 실렸고, 이를 본 젊은 독자들이 빨대를 꽂아 와인을 마시게 되면서 일종의 유행이 됐다.

▽비(非)프랑스산 와인도 인기〓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인 ‘캔달잭슨’은 한국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 특징. 강렬한 캘리포니아 햇빛에 재배된 포도가 주 원료인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작황과 재배 기법에 따라 맛이 결정되는 프랑스산 와인과 달리 언제나 동일한 맛을 유지해 퓨전 음식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독일산 와인인 ‘블랙타워 레드’는 달콤한 맛으로 승부한다. 탄산과 어우러진 단맛이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에게 어필했다는 것이 중론.

뉴질랜드산 와인인 ‘화이트 클라우드’는 강하지 않은 단맛으로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와인 초보자에게 인기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칠레산 ‘칼리나 메를로’와 풍부한 향기를 지닌 아르헨티나산 ‘타피즈’ 와인도 독특한 향취와 맛으로 와인 마니아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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