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격, 휘발유 85%선까지 인상

  • 입력 2002년 11월 13일 02시 01분


정부가 휘발유에 비해 월등히 싼 경유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어서 자동차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유 차량을 구입한 80만명 이상의 차량 소유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경유 가격이 높아지면 관련 차량의 수요도 줄게 돼 자동차 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이 산업자원부의 용역을 의뢰받아 작성한 ‘차량 연료가격 적정 비율’ 보고서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의 소비자가격 비율을 2006년까지 100:(80∼85):(44∼47)로 하도록 했다.

이는 정부가 당초 2000년 7월 발표한 2006년 연료별 가격 비율 목표 100:75:60과 올 7월 조정된 100:56:38에 비해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 비율을 크게 올린 것이다. 반면 장애인과 영업용 택시가 주로 사용하는 LPG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추도록 했다. 따라서 실제 경유와 휘발유의 소비자가격 차이는 훨씬 줄어들게 된다.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13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리는 공청회에서 발표한다. 산자부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의 협의 및 관계법 개정 등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연구원 전재완(全宰完) 부연구위원은 “2000년 발표한 가격 조정 비율은 경유와 LPG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환경오염이 더 심한 ‘경유 사용 승합차’가 급증해 가격비를 다시 조정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승합차의 연료별 등록대수는 휘발유가 1999년 말 2만5317대에서 올 3·4분기(7∼9월) 1만6955대로 줄어든 반면 경유 승합차는 같은 기간 72만78대에서 81만1765대로 10만대 가량이 늘었다.

전 연구원은 “경유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과 자영업자들이 ‘생계용’으로 사용한다는 등 정책적 배려 아래 상대적으로 세금을 낮췄으나 최근 들어 경유가 사실상 승용차인 승합차 연료로 ‘전용’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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