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고 보스 시계 CEO ˝시계는 시간보다 브랜드를 파는 것˝

  • 입력 2002년 11월 5일 18시 06분


“‘메이드 인 스위스’라는 꼬리표만으로 명품 시계 대접을 받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독일의 패션 명품 브랜드인 휴고 보스사(社)의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CEO) 장 마크 자크 사장(53·사진)은 4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세계 시계시장은 브랜드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크 사장은 과거의 명성에 안주한 스위스 시계 산업이 창의적인 브랜드를 만들지 못해 ‘잠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600여개에 이르던 스위스 시계 업체 중 일부는 프랑스 독일 등의 패션 회사에 팔리거나 하청업체로 전락했습니다. 9만여명에 이르던 시계업체 근로자도 3만5000여명으로 줄었습니다.”

오메가 등 스위스 시계 업계에서 28년 동안 잔뼈가 굵은 그는 “세계의 시계 제작기술이 평준화됐다”며 “정확성만 강조해서는 중저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요즘 소비자는 제조국을 따지지 않습니다. 유명 패션브랜드의 시계 가운데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도 있지만 고급 시계 대접을 받죠.”

또 “시계 산업은 시간을 파는 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브랜드를 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고 보스는 96년 스위스 시계의 기술력에 브랜드 이미지를 버무려 남성용 시계를 내놨고 올 여름에는 여성용 시계 5종을 새로 선보였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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