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저축율 82년 이후 최저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3시 39분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씀씀이도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저축률이 198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저축률 변화와 요인'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중 국민 총저축률은 26.9%로 82년의 24.9%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계의 저축률은 지난 98년 26.6%로 일본의 17.7%보다 높았으나 2000년에는 15.4%로 일본의 16.3%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저소득층의 저축률은 상반기 중 -3.4%를 나타내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아 차입했거나 과거의 저축을 썼던 것으로 추정됐다.

저소득층의 저축률은 99년 -4.9%를 기록한 후 2000년 -2%로 축소됐으나 2001년 -2.3%로 다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고소득층은 99년 36.3%에서 2000년 34.4%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6.2%, 올해 상반기 36.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저축률 차이는 계속 확대돼 올 상반기 39.5%포인트에 이르렀다.

연령별로 볼 때 25∼29세의 저축률은 97년 34.1%에서 올 상반기 23.9%로 10.2%포인트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격차는 5배에 이르렀지만 소비는 상위 20%와 하위 20% 차이가 2.7배여서 소득수준에 비해 소비수준의 차이는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저축률 하락은 주택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저축의 필요성이 줄었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언제라도 돈을 꿀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저축을 통한 투자재원이 마련돼야 하는 만큼 불건전한 소비 풍조를 없애고 저축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