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LG건설 “대포 한잔 합시다”…부서간 술자리 마련

  • 입력 2002년 7월 17일 17시 37분


건물을 짓는 LG건설에서 요즘 허물기 작업이 한창이다. 부서간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 독특한 사내 이벤트를 마련했기 때문. 이름하여 ‘대포 한 잔 합시다.’

같은 지붕 아래에서 일하지만 교류가 적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두 개 부서를 선정해 술자리를 마련하는 이벤트다.

2주일 전에는 마케팅팀과 홍보팀 직원 10여명이 소주잔을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서로 서먹서먹했으나 쌓이는 빈 소주병과 비례해 마음의 문도 열려갔다.

업무이야기도 환영. 마케팅팀이 최근 늘어나는 중동지역 수주를 위해 아랍어판 홍보영화 제작을 제안했고 홍보팀은 즉석에서 동의했다.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광고회사나 일부 외국기업 등에서만 실시하던 조직활성화 방안들이 최근 일반화되면서 많은 회사가 부서간 상하간 벽을 허물기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인 한국EMC는 매월 한번 특별한 아침식사를 갖는다. 300명 전 직원이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것.

98년 처음으로 이 행사를 실시했을 때는 10여명이 참석했다. 장소도 사내 회의실이었다. 그러나 하나둘 인원이 늘어나 현재는 63빌딩 내 큰 회의실을 빌려 ‘우아한’ 아침식사를 한다.

올 7월 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한 마케팅부 김세나씨는 “입사해 업무 익히기는 제쳐두고서라도 직원들 얼굴 익히기가 쉽지 않았지만 아침식사를 통해 자연스레 부서원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 정보통신 구미사업장에도 한 달에 한번 ‘꼭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임무 내용은 팀장에게 편지 쓰기, 김모 대리 득녀 축하 이벤트 열기, 전 팀원이 함께 영화보기 등.

결코 싫지 않은 임무를 부여함으로써 회사 분위기도 좋아지고 동료들끼리도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사측은 분석하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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