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아파트도 ‘브랜드 天下’

  • 입력 2002년 6월 9일 20시 35분


“아파트 칠을 다시 하는데 ‘래미안’이란 상표를 써도 되나요?”

“TV 광고에 나온 래미안 열쇠고리는 어디서 살 수 있어요?”

요즘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들은 이런 문의전화를 많이 받는다. 특히 열쇠고리를 사려는 문의는 하루에 20통이 넘는다.

주택시장에서도 브랜드 이미지가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다.

롯데건설보다는 ‘롯데캐슬’, 대림산업보다 ‘e 편한세상’, 현대건설보다 ‘홈타운’, 현대산업개발보다 ‘아이 파크’를 소비자들은 기억한다.

건설회사의 이름이 빠진 자리를 브랜드명이 채운 것. ‘농심’이 아니라 ‘새우깡’이란 이름으로 팔리는 제조업과 다를 바 없다.

브랜드 바람은 외환위기 이후 시작됐다.

후발 업체들이 회사 인지도가 낮은 대안으로 브랜드를 키우기 시작했다. 분양가 자율화(98년 상반기) 이후 고급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된 제품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브랜드를 사용한다.

현대산업개발이 국내 최고의 아파트 브랜드로 평가받던 ‘현대’를 포기하고 지난해 3월 ‘아이 파크’를 내놓은 게 대표적인 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점점 치열해지는 추세다.

대림산업은 올해 방송 광고비로 70억원을 잡아놨고, 전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0여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광고 외에도 학생설계 공모전, 주부 대상 인터넷교육 등을 통해 꾸준하게 ‘래미안’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아이 파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20억원 이상의 광고비를 쏟아부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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